디자인 밀크가 10월 16일 멕시코 출신 디자이너 알폰소 베르두스코의 알마 컬렉션을 다룬 인터뷰를 소개했다. WVH와 협업해 제작한 건축용 음향 벽 패널이며 올해 네오콘 무대에서 먼저 선보였던 작업이다. 10월에 첫 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과는 그 성격이 명확히 구분된다. 현지 고유의 조형적 모티프를 실내 건축의 구성 요소로 전환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받는다.
디자이너는 멕시코의 재료와 전통 공예, 건축적 유산을 원형 그대로 복제해 붙이지 않았다. 특정 문화권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여러 실내 공간에서도 충분히 맥락을 읽을 수 있는 추상적인 기하학 구성으로 번역하고자 했다. 장식용 그래픽을 표면에 덧칠하는 방식 대신 건축적 구조와 물질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전체 계획은 아홉 디자인으로 구상한 패밀리 체계를 목표로 설정되어 있다. 현재 공식적으로 공개된 것은 초기 세 유형인 센데로, 사그라도, 레플레호로 각기 다른 건축적 기억과 재료 조합을 다룬다. 전체 아홉 유형이 이미 생산되어 즉시 판매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초기 라인업을 통해 개념을 구체화하는 단계다.
화산석 돌길의 기억을 벽면의 리듬으로 치환한 센데로
길을 뜻하는 센데로는 멕시코의 오래된 화산석 포장도로에서 출발해 그 역사성을 평면적 패널 안으로 끌어들인다. 공식 컬렉션 안내에 따르면 검은 물푸레나무 계열의 엔지니어드 무늬목 바탕에 실제 화산석 인레이를 정밀하게 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과거 길거리의 모습을 평면적인 사진이나 패턴 타일로 단순 모사하는 방식과는 거리를 둔다.
수많은 발걸음과 빗물이 남긴 시간의 이동 궤적을 목재와 단단한 돌이 교차하며 반복되는 벽면의 규칙적인 리듬으로 제안한다. 거칠고 묵직한 석재가 매끄러운 목재 무늬목 표면 내부로 섬세하게 결합되는 이질적 결합 방식이 형태의 핵심을 이룬다. 이는 장소에서 마주친 감각을 실내 수직면의 질감으로 치환하는 설계 언어다.
다만 야외 보행로에서 마주하는 화산석 도로의 사용 환경이나 물리적인 내구성을 실내 벽면에 동일하게 보장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빗물과 외기를 견디는 도로와 실내 마감재로 기능하는 패널은 유지관리와 물리적 요구 조건이 엄연히 다르다. 장소에서 길어 올린 기억의 형상과 현재 벽면 마감재로 주어지는 기능을 분리해서 평가해야 한다.
사그라도와 레플레호가 다루는 목재 문과 흑요석의 반사
사그라도는 역사적인 목재 문과 육중한 금속 장식물에서 착안해 탄화 목재와 구리 요소를 격자 형태로 배열한 디자인이다. 레플레호는 회색 단풍나무 계열 무늬목 위에 흑요석 인레이를 결합해 빛의 굴절과 반사 효과를 실내로 끌어들인다. 두 유형은 멀리서 보면 유사한 어두운 톤의 패널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근원적인 출발점과 반응하는 물성이 다르다.
사그라도가 탄화 목재의 깊은 그림자와 구리의 둔탁한 금속성 광택으로 고풍스러운 문짝의 무게감을 재현한다면, 레플레호는 흑요석 특유의 유리질 반사면과 무늬목의 차분한 결을 대비시킨다. 같은 실내 조명 아래 놓이더라도 재료 표면이 빛을 흡수하거나 튕겨내는 각도가 달라 시각적인 깊이감에서 뚜렷한 차이를 형성하게 된다.
사그라도의 온라인 자료를 살펴보면 목재 수종 표기가 일부 페이지에서 다르게 기재된 대목이 확인된다. 따라서 공식 설명에 언급된 명칭만을 믿고 특정 수종을 확정된 주문 사양으로 섣불리 결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납품되는 패널의 단면 구성과 표면 마감 수종을 제조사 기술 자료와 일일이 대조해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돌길·문·반사면을 같은 패널 형식으로 옮기다
센데로는 길의 연속적인 리듬, 사그라도는 문에 반복되는 금속 장식, 레플레호는 작은 흑요석 면의 반사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세 제품을 어두운 목재 벽이라는 인상으로만 묶으면 실제 돌과 구리, 흑요석이 어디에 들어가는지가 사라진다. 같은 모듈 안에서도 장소를 떠올리게 하는 단서는 서로 다르다.
이 표면의 차이와 음향 플랫폼의 역할은 구별해 읽을 수 있다. 패턴의 이름은 참조한 기억을 설명하고, 설치 단면과 배면의 구성은 소리를 다루는 조건에 해당한다. 특정 방에서 잔향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는 표면 사진으로 계산할 수 없다. 디자인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와 시공 사양을 정할 때 필요한 정보가 함께 남아야 한다.
| 제품 | 출발점 | 표면의 구성 |
|---|---|---|
| 센데로 | 화산석 포장도로 | 검은 물푸레나무 계열 무늬목·화산석 |
| 사그라도 | 목재 문과 금속 장식 | 탄화 목재·구리 |
| 레플레호 | 흑요석의 반사 | 회색 단풍나무 계열 무늬목·흑요석 |
WVH는 알마 컬렉션을 자사의 음향 패널 플랫폼에 기반을 둔 실내 건축 시스템으로 소개한다. 사그라도 제품의 공식 안내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깨끗하고 평평하게 정돈된 실내 바탕면에 직접 시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설계 현장에서 기대하는 흡음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구조 조건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제조사는 실내 흡음 성능의 확실한 개선을 목표로 삼을 경우 벽면에 각재 틀을 짜고 그 사이 공간에 음향용 단열재를 충진한 뒤 패널을 결합하는 방식을 공식 권장한다. 이는 벽면에 장식용 판재를 단순히 덧대는 수준의 시공으로는 기술 데이터에 준하는 음향 결과를 동일하게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단순히 이번에 공개된 제품 기사나 인터뷰 내용을 읽는 것만으로는 특정 공간의 잔향 시간이 얼마나 줄어들지 확정할 수 없다. 재료의 독창적인 외관과 실제 공간 음향 측정 결과는 분리해서 다루어야 할 정보이며, 목표하는 잔향 기준에 맞춰 배면의 구조적 단면을 도면상에서 면밀히 조율해야 한다.
ARCH.B 의견
알마는 길과 문처럼 원래 다른 방향과 크기에서 보던 요소를 실내 벽의 반복으로 옮긴다. 바닥의 포장 리듬이 세로로 서고, 문의 장식은 패널 전체의 격자로 확장된다. 원형을 그대로 복원하기보다 익숙한 재료와 간격을 새 위치에 배치하는 선택이다.
복도 끝에서 보는 큰 반복과 손 가까이에서 보는 작은 인레이는 다른 장면을 만든다. 세 패널을 고를 때도 검은색의 농담만 비교하기보다 어떤 거리에서 돌이나 금속의 존재가 읽히는지 살펴볼 만하다. 벽면의 끝단과 문틀에서 반복이 어떻게 멈추는지까지 생각하면 한 장의 샘플을 공간 전체의 구성으로 연결하기 쉬워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