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와 알바 틈새에서 출발한 버티컬 매칭
당근은 기존 당근 알바 카테고리에 속해 있던 '레슨/과외' 기능을 독립 프로덕트로 분리하고 전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당근 기술 블로그를 통해 공개된 개발 일지에 따르면, 이 서비스는 2025년 8월 중순 1인 엔지니어가 참여한 실험 프로젝트로 시작되었다. 앞서 당근은 2022년 말 대형 중고물품 거래에서 파생된 용달·청소 등의 니즈를 포착해 2023년 정식 '전문가 서비스'로 전환한 바 있으며, 레슨/과외 역시 유사한 경로를 밟았다.
기존 사용자들은 지역 기반 게시판이나 알바 내 '학원/과외' 항목을 통해 교습을 요청하거나 학생을 모집해 왔다. 그러나 알바는 보수를 받는 구조인 반면 레슨은 교습비를 지불하는 구조여서 서비스 정체성이 충돌했다. 사용자 인터뷰 결과, 이용자들은 특정 하위 메뉴의 구조보다 '당근'이라는 로컬 네트워크 자체를 사람 구하는 창구로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플랫폼 내 잠재 수요를 전용 프로덕트로 분리하는 작업이 본격화되었다.
수요자 우선 전략과 작성 퍼널 최적화 과정
초기 1인 개발 환경에서 당근은 공급자(선생님)보다 수요자(배우려는 사람)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알바 구인글 작성 페이지에서 레슨/과외 유형을 별도로 분리하고, 메인 홈 글쓰기 버튼 명칭을 '알바'에서 '알바/과외/레슨'으로 수정했다. 또한 모임 기능과의 진입점 연동 및 홈 피드 광고를 병행해 유입 경로를 다각화했다.
진입점 노출 직후 트래픽은 개발 전 대비 약 3배 증가했으나, 의도가 구체적이지 않은 사용자 유입으로 인해 글 작성 단계에서의 이탈률도 급격히 상승했다. 이에 개발팀은 글 작성 단계를 간소화하고, 작성을 마치지 않고 이탈한 이용자에게 리마인드 푸시 알림을 보내는 방식으로 퍼널을 개선했다. 그 결과 2026년 1월 기준 첫 배포 시점 대비 서비스 수요자는 154%p, 서비스 공급자는 173%p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독립 조직 분리와 채용을 통한 사업 확장
지표 개선을 확인한 당근은 해당 조직을 Vertical Service 실 및 로컬 잡스 산하의 'Lessons & Tutoring(레슨/과외)' 전담 팀으로 승격했다. 이후 지역별 순차 오픈을 통해 세부 반응을 점검하며 전국 단위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 당근 공식 채용 사이트에서도 해당 팀 소속 프론트엔드 및 백엔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작성자는 블로그를 통해 초기 팀 구성원이 기획 문서(PRD) 작성과 사용자 인터뷰, 지표 분석 전반을 직접 수행하며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엔지니어가 단순 구현에 머무르지 않고 비즈니스 가설을 검증하며 기능을 고도화하는 사내 벤처 형태의 방식을 강조한 것이다.
상대 지표의 한계와 비즈니스 모델 검증 필요성
기술 블로그에서 제시된 성장 지표는 유의미한 반등을 보여주지만 분석상의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공개된 '수요자 +154%p', '공급자 +173%p'라는 수치는 초기 배포 이전 대비 증가율을 나타내는 상대 지표일 뿐이다. 활성 이용자 수(MAU), 등록된 교습 건수, 실제 매칭 완료 건수와 같은 절대적인 볼륨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더불어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안착하기 위한 비즈니스 모델(BM)에 대한 설명이 결여되어 있다. 학생과 교습자 간 매칭 시 수수료를 부과하는지, 당근페이 등을 통한 에스크로(안전결제) 기능이 필수 연동되는지, 혹은 비즈프로필 유료 광고 방식에 의존하는지 구체적인 수익 구조가 명시되지 않았다. 플랫폼 안에서 실제 거래가 성사되고 결제로 이어지는 완결성을 입증해야 진정한 제품-시장 적합성(PMF)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롱테일 매칭 실현을 위한 제도적·운영적 과제
당근 측은 제빵이나 바리스타처럼 기존 대형 학원이 흡수하지 못하는 동네 기반의 롱테일 교습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공식 개인 교습이 플랫폼 위로 올라올 때 발생하는 제도적·운영적 리스크에 대한 대비책이 요구된다.
현행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상 주거지 등에서 이루어지는 개인과외는 관할 교육청 신고 의무를 수반한다. 당근이 단순 게시판형 연결을 넘어 버티컬 거래 서비스로 안착하려면 교습자의 신원 확인, 성범죄 등 범죄 경력 조회, 과외교습자 신고 여부 검증 등 신뢰성 장치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지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 이러한 안전망이 결합되지 않는다면 규모 확장에 따른 거래 분쟁과 법적 리스크가 서비스 성장의 병목이 될 수 있다.
출처
당근 기술 블로그의 원출처와 본문에 표시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재구성했습니다. ‘ARCH.B 분석’은 자료를 읽고 덧붙인 편집 해석입니다.
혼자 시작해 전국 오픈까지, 당근 레슨/과외 빌딩 로그 (새 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