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만에 런던서 열린 한국 미술 특별전의 구성과 규모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The British Museum) 조지프 호퉁 갤러리에서 특별전 《한국: 2000년 창의의 여정(Korea: 2,000 years of Creativity)》이 2026년 10월 1일부터 2027년 1월 31일까지 열린다. 영국박물관에서 대규모 한국 미술 특별전이 개최되는 것은 1984년 《한국의 보물: 5천년의 미술》 이후 42년 만이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영국박물관이 공동 기획했으며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2021년 국가에 기증한 유물과 미술품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총 출품 규모는 100건 185점이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 기증품이 국보 10건 27점과 보물 13건 23점을 포함한 79건 164점, 국립현대미술관 기증 근현대 미술품 15점, 영국박물관 자체 소장 유물 및 현대미술품 6점이 포함됐다.
전시작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백남순의 《낙원》 등이 포함됐다. 특히 국보 《대구 비산동 청동기 일괄》과 《전(傳) 덕산 청동방울 일괄》, 작자미상의 《까치와 호랑이》, 이중섭의 《묶인 사람들》 등 7점은 국외 순회전에서 처음으로 공개되는 유물 및 작품이다.
북미 19만 관람객 돌파에 이은 세 번째 국외 무대
이번 런던 전시는 국가에 기증된 이건희 컬렉션의 세 번째 국외 순회전이다. 첫 무대였던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특별전(2025년 11월~2026년 2월)에는 약 8만 명이 방문해 최근 스미스소니언 특별전 중 최다 관람객을 모았다.
이어 2026년 3월부터 7월까지 열린 시카고미술관 전시에는 워싱턴 D.C.보다 40% 이상 증가한 약 11만 5,000명이 찾았다. 미국 2개 도시에서만 누적 19만 5,000여 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순회전은 선사 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는 권력의 형성, 고려의 불교 및 공예 문화, 조선의 기록과 학문, 현대 사회의 개성과 변화라는 네 가지 시대별 흐름으로 전시를 구성해 한국 문화사의 연속성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영국 왕실·정계 인사와 반도체 공급망 수장들이 모인 갈라 행사
개막 전날인 9월 30일 저녁 영국박물관에서 열린 공식 리셉션과 갈라 디너에는 정·재계 및 문화계 인사 약 240명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IOC 집행위원 등 삼성가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영국 왕실에서는 앤 공주와 부군 티머시 로런스 경이 참석해 전시 개막을 축하했다. 영국 정부에서는 존 힐리 장관, 카니슈카 나라얀 인공지능(AI) 장관, 올리버 다우든 전 부총리, 에드 데이비 자유민주당 대표 등 정계 핵심 인사와 조지 오스본 영국박물관 이사회 의장이 자리했다. 이재용 회장은 환영사에서 영국 참전용사 3명에게 감사를 표하며 140여 년간 이어진 한영 관계를 언급했다.
특히 재계에서는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 카이 베크만 머크 전자사업부 CEO, 안드레아스 페허 자이스 반도체 사업부 CEO, 패트릭 반데나멜레 imec 부사장 등 반도체 제조 및 연구 분야 글로벌 파트너 기업 경영진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공공 문화자산과 기업 후원이 결합된 메세나의 구조
이번 행사는 공공 영역의 국가 문화유산과 대기업의 글로벌 후원 역량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전시의 근간은 국가에 기증된 문화유산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이 영국박물관과 맺은 공공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실현된 것이며, 삼성전자는 기업 공식 파트너(Corporate Partner)로 참여해 후원과 사교 행사를 주관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창업 세대부터 이어온 메세나 철학을 부각하는 동시에 해외 유력 기관과의 우호 관계를 다지는 기회가 된다. 이재용 회장이 발표문에서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수집 철학을 '보존과 나눔'으로 규정한 것은 기업 가문의 사회공헌 서사를 국제무대에 전달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국내 문화자산을 세계 일류 박물관의 기획력과 결합해 전시 완성도를 높이고, 기업은 그 자리를 대외 소통 플랫폼으로 활용하는 협력 구조는 향후 대규모 문화 순회전의 표준적 방식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사교 교류의 외교적 성과와 사업적 해석의 한계
삼성 측은 이번 행사를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속에서 미래 협력 기반을 다지는 '민간외교의 장'으로 설명했다. EUV 노광장비 독점 공급사인 ASML과 핵심 소재 기업 머크, 광학 기술을 쥔 자이스, 연구기관 imec의 경영진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비즈니스 네트워크 차원에서 중요한 접점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해당 갈라 디너는 문화 전시 개막을 기념하는 사교 목적의 리셉션이며, 구체적인 장비 공급 계약이나 기술 제휴 합의가 이뤄진 자리는 아니다. 비공개 사교 회동에서 오간 논의 내용은 공표되지 않았으므로, 참석 사실 자체를 실질적인 반도체 수주나 사업적 성과로 단정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런던 특별전은 이제 막 문을 연 단계로, 전시가 끝나는 2027년 1월 말까지 실제 관람객 추이와 현지 평가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향후 공식 집계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출처
삼성전자 뉴스룸의 원출처와 본문에 표시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재구성했습니다. ‘ARCH.B 분석’은 자료를 읽고 덧붙인 편집 해석입니다.
삼성, 영국박물관서 KH 컬렉션 순회전 개막 기념 갈라 디너 개최 (새 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