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 왕 스튜디오가 홍콩 만다린 오리엔탈 더 랜드마크의 실내를 다시 설계했습니다. 앞선 작업 이후 십여 년의 시간이 흐른 뒤 진행된 이번 리노베이션은 객실과 스파, 공용 공간 전체를 아우르며 공식 프로젝트 자료상 완공 연도는 2026년으로 제시되어 있습니다.
설계의 주요한 참조 대상은 홍콩 신계 지역의 옛 저택들입니다. 저택의 외형을 그대로 복제하는 대신, 사람이 머무르며 물건과 기억을 쌓아 온 집의 성격을 현대 호텔에 가져오고자 했습니다. 이번 호텔 공사와 참조한 옛 저택의 역사적 흔적은 구별해서 읽어야 합니다.
도심 외부의 밀도 높은 센트럴 중심가 분위기와 내부의 아늑한 거주감을 매끄럽게 잇는 작업이 설계의 출발점이었습니다. 10월 26일 디자인 밀크의 취재와 설계자의 기록을 살펴보면, 도시의 첫인상을 내부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의도가 일관되게 드러납니다.
도착 동선에 배치된 재료와 시선이 머무는 자리
호텔의 입구는 두 층 높이의 웅장한 볼륨으로 시작됩니다. 돌과 목재, 독특한 질감을 지닌 벽 마감재와 맞춤형 에글로미제 유리가 겹쳐지며 깊이감을 형성합니다. 조형적인 퓨터 계단과 붉은 돌의 강조색이 공간의 중심을 잡고 있습니다.
이동 경로 곳곳에 마련된 벽감과 받침대는 시선을 잠시 멈추게 만드는 지점입니다. 리셉션과 컨시어지, 라운지 역시 단편적인 기능실로 분리되기보다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와 자연스럽게 머무는 도착 흐름 전체 안에서 유기적으로 계획되었습니다.
여기서 돋보이는 점은 단순히 나열된 재료의 목록보다 손님이 이를 마주하는 감각의 순서입니다. 번잡한 거리에서 문을 통과해 사적인 거실을 연상시키는 좌석과 마주하게 함으로써, 커다란 규모의 환대와 작은 사물이 주는 친밀함을 공존시켰습니다.
도시 윤곽과 창문의 반사를 번역한 직물과 표면
디자인 밀크의 취재에 따르면 스튜디오는 홍콩의 도시 실루엣을 카펫과 태피스트리, 유리에 담아 로비와 엘리베이터, 복도에 배치했습니다. 객실 러그에는 오래된 벽돌 쌓기의 구조적 리듬을 적용해 보행 중 시선이 닿는 거리에 맞는 패턴을 구성했습니다.
객실 내부에는 밝게 다듬은 목재 바닥과 자연스럽게 갈라진 듯한 제소 표면, 그리고 실크 소재와 손으로 그린 요소가 들어간 Fromental 벽지가 조화를 이룹니다. 이 벽지는 옛 저택 창문에 비친 도시 풍경과 풍화된 외벽 질감에서 착안되었습니다.
도시의 특정 건물을 축소한 그림을 액자에 넣어 거는 전형적인 장식법 대신, 빛과 반사, 오래된 표면의 흔적을 방의 마감재 물성으로 치환했습니다. 멀리서 바라보는 원경과 발밑에서 느끼는 근경의 거리가 각기 다른 재료를 통해 세심하게 조율되었습니다.
시간대별 쓰임을 품어내는 라운지와 수공예 기물
공용 공간에서도 저택의 거실이라는 개념은 실질적인 용도로 확장됩니다. 기존 MO Bar를 개편한 Communal은 셰프 리처드 에케부스가 이끄는 올데이 다이닝 공간으로 꾸며져, 하루 중 언제라도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들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리셉션 라운지 곁에 위치한 이곳은 녹청과 브론즈 같은 금속 마감, 세로 홈이 파인 옥빛 타일, 따뜻한 톤의 오렌지색 좌석으로 채워졌습니다. 아침의 에스프레소부터 늦은 저녁의 칵테일까지 동일한 장소에서 편안하게 소화하도록 돕는 거실형 구성입니다.
내부에 놓인 조각 같은 화병과 수공예 용기들은 마치 오랜 세월에 걸쳐 하나씩 수집된 기물처럼 배치되었습니다. 특정 시대의 양식으로 공간을 통일하기보다 서로 다른 재료와 오브제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했으며, 테라코타와 초록의 팔레트가 전체를 묶어줍니다.
복원한 흔적과 새로 만든 시간의 감각
이 프로젝트에서 오래된 저택은 복원 공사의 대상과 같은 말이 아닙니다. 공식 설명은 기존 호텔의 객실과 공용 공간을 다시 다루면서 신계 지역 저택의 성격을 참조했다고 밝힙니다. 객실의 벽지에 풍화된 표면이 보이더라도 그 방에 남아 있던 옛 외벽을 보존한 결과로 읽으면 작업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여기서는 새로 제작한 표면이 시간의 감각을 전달하는 방식이 중요합니다.
Fromental과 개발한 벽지는 옛 창문에 비친 풍경과 외벽의 질감을 출발점으로 삼고, 카펫은 홍콩 도시의 밀도와 리듬을 추상 무늬로 옮깁니다. 둘 다 도시를 참조하지만 작동하는 거리는 다릅니다. 벽면의 반사와 질감은 가까이에서 머무는 시선을 받고, 바닥의 반복은 방 안에서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이어집니다. 같은 도시 이미지를 여러 표면에 복사하기보다 재료와 관찰 거리에 맞춰 달리 해석한 선택입니다.
Communal이 아침의 커피에서 저녁의 칵테일까지 쓰이도록 계획된 점은 저택의 거실이라는 개념을 운영 시간으로 확장합니다. 반면 기물과 직물에 오래된 인상을 남기는 일은 물건의 표현에 해당합니다. 공간을 설명할 때 이 두 층위를 나누면, 집처럼 보이는 장식과 여러 활동이 이어지는 장소라는 의미를 각각 살필 수 있습니다. 실제로 편안하게 전환되는지는 이용 기록이 더 필요하지만, 무엇을 통해 그런 전환을 만들려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읽힙니다.
홍콩 랜드마크 호텔의 리노베이션은 도시의 외형을 그대로 그리는 대신 거주와 시간의 축적이라는 감각을 재료로 옮겼습니다. 공식 프로젝트 자료가 완공 연도를 2026년으로 제시한 작업 범위에는 객실과 스파, 공용 공간이 포함됩니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한 특급 호텔의 장소적 조건 속에서, 옛 저택의 창문에 어른거리던 빛과 도시의 윤곽을 벽지와 바닥의 질감으로 치환해 머무는 이에게 전달하는 구조를 완성했습니다.
ARCH.B 의견
지역성을 다루는 공간 디자인이 흔히 빠지는 함정은 도시의 대표적인 풍경이나 기호를 한눈에 들어오는 시각 장식으로 박제하는 방식입니다. 이번 사례가 보여주는 미덕은 홍콩이라는 참조점을 단일 이미지로 소비하지 않고, 보행자의 동선과 관찰 거리에 맞추어 여러 재료의 표면으로 분산 배치했다는 점에 있습니다.
벽돌 쌓기의 규칙은 발밑의 러그로, 도시의 윤곽은 이동 중 마주치는 유리와 태피스트리로, 옛 저택 창문의 반사는 손으로 만져지는 실크 벽지의 질감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스케일과 물성의 층위를 세분화함으로써 이용자는 공간을 지나는 동안 도시의 맥락을 은유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설계 전략이 다른 프로젝트에서 성공하려면 고유한 텍스처를 구현할 수 있는 정교한 맞춤 제작 기술과 시공 완성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또한 공간에 놓이는 기물과 마감이 지나치게 개인적인 수집품처럼 파편화될 경우 전체 공간의 위계가 모호해질 수 있으므로, 재료의 질감과 색채 팔레트가 이루는 유기적인 통일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