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와 중남미의 도시적 연대: 뉴욕 아크토버와 디자인 위크 멕시코
10월 한 달 동안 미국 뉴욕 전역에서는 제16회 건축 축제인 아크토버(Archtober)가 진행된다. 미국건축가협회 뉴욕지부(AIA New York)와 건축센터(Center for Architecture)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우리 손으로(In Our Hands)'라는 기치 아래 자연, 미디어, 문화, 역사, 교육의 다섯 축으로 전시와 도보 투어, 학술 행사를 이어간다. 특히 공동체의 회복탄력성과 포용성, 수공예적 실천을 도심 공간 내에서 구체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멕시코시티에서는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제18회 디자인 위크 멕시코(Design Week Mexico)가 열린다. 올해는 '글로벌 사우스의 시각(Perspectives from the Global South)'을 주제로 내걸고 남미 칠레를 주빈국으로 선정했다. 국립인류학박물관에서 칠레 디자이너들과 멕시코 장인들이 협업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한편, 도심 주거지를 몰입형 전시장으로 탈바꿈하는 '디자인 하우스' 등 지역 유산과 주거 환경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유럽 역사 유산과 현대 실험의 만남: 프라하 디자인블록과 에인트호번 DDW
유럽 대륙에서는 역사적 건축 인프라를 무대로 삼은 대규모 디자인 행사가 관객을 맞이한다. 체코 프라하에서는 10월 5일부터 11일까지 중부 유럽 최대 디자인 축제인 제28회 디자인블록(Designblok)이 열린다. 4년간의 복원을 거쳐 재개장한 유서 깊은 비스타비슈테 '산업궁전(Industrial Palace)'과 국립미술관, 장식미술관 등 주요 명소에서 300여 명 이상의 창작자가 참여한다. 올해 공식 대주제는 '빛(Light)'으로, 얀 팔라흐 광장에 대형 설치물이 들어서며 리 브룸과 다니엘 리바켄 등이 연사로 나서는 콘퍼런스가 병행된다.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는 10월 17일부터 25일까지 제26회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DDW)가 시 전역 120여 개 거점에서 펼쳐진다. 2,500명 이상의 디자이너가 결집하는 이번 행사의 테마는 'R.A.W.(Rebel Authentic Worth)'로, 정제된 완제품 대신 거칠고 원초적인 제작 과정과 질문을 던지는 실험을 조명한다. 생태계, 돌봄, 디지털 미래 등 5대 미션을 기반으로 한 공공 설치와 세미나가 도심을 채운다.
영국 건축계의 최고 영예와 아프리카 대륙의 디자인 플랫폼
영국 런던에서는 10월 15일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영국왕립건축가협회(RIBA)가 주관하는 2026 스털링상 시상식이 열린다. 제도 도입 30주년을 맞은 올해는 렌조 피아노 빌딩 워크샵의 '패딩턴 스퀘어'를 비롯해 서기슨 베이츠, 베네츠 어소시에이츠, 하워스 톰킨스 등 6개 설계사의 프로젝트가 최종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
아프리카 대륙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는 10월 18일부터 25일까지 제8회 디자인 위크 라고스(DWL)가 국립극장을 중심으로 열려 범아프리카 디자인 산업의 생산 인프라와 시장 확장을 모색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0월 8일부터 25일까지 요하네스버그와 케이프타운에서 순차적으로 디자인 위크 사우스 아프리카가 진행되며, '우리들의 형태(The Shape of Us)'를 테마로 현지 문화와 공공 공간을 연결하는 도심형 축제를 구성한다.
지역성과 탈가공 담론: 글로벌 디자인 위크의 큐레이션 변화
10월에 집중된 글로벌 디자인 행사들을 살펴보면, 완성도 높은 소비재를 일방적으로 나열하던 전통적인 엑스포 형식에서 벗어나 제작 과정 자체와 지역적 연대를 탐구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네덜란드 디자인 위크의 'R.A.W.'나 아크토버의 'In Our Hands'는 환경 위기 속에서 규격화된 대량 생산의 한계를 직시하고 자원 순환과 수공예적 실천을 회복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또한 멕시코, 나이지리아, 남아공의 행사들이 제시한 글로벌 사우스 담론은 서구 중심의 모더니즘 미학에서 탈피해 고유한 생태 자원과 전통 장인 기술을 현대 산업 구조로 확장하려는 실무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전시를 넘어 지역 생산 유통망과의 직접적 연계를 꾀하는 최근 디자인계의 실천적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공간 실무자를 위한 시사점: 유산 재생과 다층적 공공성 확보
체코 프라하의 산업궁전 복원 개장과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의 스털링상 시상식은 역사적 건축 자산이 현대적인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할 때 창출되는 공간적 파급력을 잘 보여준다. 공간 기획자와 건축 실무자들은 신축 중심의 개발에서 벗어나 기존 건축물의 층위를 존중하며 현대적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유휴 공간 재생 모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파리 로텔 드 메종에서 열리는 디자인 마이애미 파리의 '현존을 위한 디자인'이나 각 도시의 분산형 도심 투어 프로그램은 관람객의 이동 동선과 신체 감각을 도시 공간에 밀착시키는 방식을 제안한다. 프로젝트 기획 시 고립된 단일 사이트에 머물지 않고 지역 거점 쇼룸과 유관 기관을 유기적으로 엮어내는 다층적 네트워크 전략을 검토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유효해 보인다.
출처
Dezeen의 원출처와 본문에 표시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재구성했습니다. ‘ARCH.B 분석’은 자료를 읽고 덧붙인 편집 해석입니다.
Eight architecture and design events in October from Dezeen Events Guide (새 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