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랜드 파크와 라일라 고하르, 미각의 서사를 시각 예술로 확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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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 Milk 기반 · 2026년 10월 1일 · 5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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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스코틀랜드 오크니의 하이랜드 파크가 푸드 아티스트 라일라 고하르와 협업해 17년 숙성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보였다. 80개 이상의 캐스크 선별과 이색적인 2차 숙성을 거쳐 탄생한 이번 제품은 전통적인 테이스팅 노트를 시각적 드로잉과 문학적 소책자로 치환하며 공감각적 브랜딩을 제안한다.

  • 하이랜드 파크 마스터 위스키 메이커 마크 왓슨이 80개 이상의 캐스크를 검토해 개발한 17년 숙성 한정판 출시
  • 이집트 출신 푸드 아티스트 라일라 고하르의 기억과 감각을 반영해 일러스트레이터 실랴 괴츠와 함께 패키지 및 소책자 제작
  • 정형화된 향미 지침 대신 이야기와 상상력을 결합하여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는 감각 브랜딩의 새로운 지향점 제시
하이랜드 파크와 라일라 고하르, 미각의 서사를 시각 예술로 확장하다
이미지 제공: Design Milk · 원출처 기사

오크니의 전통과 뉴욕의 미적 실험이 만난 'Between You and I'

스코틀랜드 북부 오크니 제도의 유서 깊은 증류소 하이랜드 파크(Highland Park)가 예술적 협업 라인업인 ‘Between You and I’ 시리즈의 두 번째 에디션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협업 파트너는 이집트 출신으로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저명한 푸드 아티스트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라일라 고하르(Laila Gohar)다. 이 시리즈는 2025년 미쉐린 스타 셰프 뵤른 프란첸과 함께 선보였던 16년 숙성 위스키에 이어 두 번째로 기획된 컬렉션이다.

이번 에디션은 17년 숙성 싱글몰트 위스키로 완성되었으며, 글로벌 시장에 알코올 도수 47.5%로 출시되었다. 출시 가격은 약 160달러(영국 공식 웹 스토어 기준 122파운드)로 책정되었다. 원액의 개발은 하이랜드 파크의 마스터 위스키 메이커 마크 왓슨(Marc Watson)이 총괄했다. 왓슨은 고하르의 문화적 뿌리인 이집트 카이로의 향신료 시장과 문화적 유산에서 영감을 받아 위스키의 독창적인 풍미 프로필을 직조해냈다.

80개 캐스크 선별과 새 아메리칸 오크 피니시가 빚어낸 원액

마크 왓슨은 이번 협업 에디션의 방향성을 구현하기 위해 증류소 창고에 보관된 80개 이상의 캐스크를 직접 테이스팅하고 선별했다. 선별된 원액은 리필 캐스크(refill casks)에서 첫 11년 동안 기본 숙성을 거쳤다. 이후 이전의 주류가 담기지 않았던 새로운 비가공 아메리칸 오크(unseasoned/new American oak) 캐스크로 옮겨져 추가적인 숙성 단계를 밟았다.

이 숙성 방식을 통해 하이랜드 파크 특유의 은은한 피트 연기 향을 유지하면서도 오렌지 꽃, 가죽, 부드러운 바닐라와 따뜻한 향신료의 결이 두드러지게 배어났다. 증류소 측 공식 문서에 따르면 최종 숙성 연수를 거친 이 위스키 외에도 면세 채널(GTR) 전용으로 새 스페니시 오크와 버번 캐스크를 조합한 48.8% 도수의 ‘Journeys’ 에디션이 함께 기획되어 라인업의 입체성을 더했다.

맛의 시각화: 상상 속 장면으로 치환된 테이스팅 노트

이번 협업의 핵심 화두는 '맛은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되는가?(What does a flavor look like?)'라는 질문이었다. 고하르는 위스키를 시음하면서 포착한 향미 요소를 추상적인 단어가 아닌 구체적인 시각적 이미지와 기억 속 장면으로 환원했다. 위스키 원액에서 느껴진 묵직한 가죽 향은 카이로 박물관에 보존된 고대 유물의 질감으로, 화사한 오렌지 꽃 향은 강렬한 햇살이 쏟아지는 스페인 안달루시아의 안뜰 풍경으로 연상되었다.

또한 달콤한 바닐라 향은 밤하늘 아래 자리 잡은 열대 화산 기슭의 풍경으로 번역되었다. 이러한 시각적 모티프는 일러스트레이터 실랴 괴츠(Silja Goetz)의 섬세한 드로잉을 거쳐 패키지 외관에 구현되었다. 제품 상자 내부에는 분석적인 미각 지표 대신 고하르가 직접 작성한 단편 모음집(비네트 소책자)이 동봉되어, 소비자가 텍스트와 드로잉을 매개로 자신만의 감각적 여정을 구축하도록 유도했다.

ARCH.B 분석

규격화된 위스키 설명서를 넘어선 감각 간 전이의 가치

하이랜드 파크의 이번 시도는 정형화된 위스키 테이스팅 문화에 유의미한 화두를 던진다. 수십 년간 프리미엄 위스키 마케팅은 특정 과일, 견과류, 오크 향 등 분석적이고 기능주의적인 어휘 목록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고하르와의 협업은 소비자가 미각적 신호를 지식으로 해독하기보다 개인의 기억이나 상상 속 심상으로 전이하도록 돕는 공감각적 설계를 보여준다.

이는 미각이 시각 및 문학적 서사와 결합할 때 소비자의 몰입도가 한층 깊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술가의 주관적 경험을 패키지와 문학 소책자에 담아낸 전략은, 위스키를 감정적 교감을 촉발하는 매개체로 재정의하는 실무적 브랜딩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주관적 접근법이 구체적인 향미 분석을 원하는 전통적인 위스키 애호가들에게는 다소 모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여지도 존재한다.

ARCH.B 분석

헤리티지 브랜드의 현대적 확장을 위한 실무적 제언

전통적인 식음료 및 증류주 브랜드가 오랜 유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가 지닌 고유한 정체성과 이질적인 예술적 시각 사이의 균형이 필수적이다. 하이랜드 파크는 11년의 기본 숙성이라는 기존 증류소의 뼈대를 지키면서도, 80여 개 캐스크 검토를 통한 피니시와 고하르의 다문화적 배경을 덧입힘으로써 전통과 파격을 정교하게 직조해냈다.

향후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는 디자인 및 브랜드 실무자들은 단순히 패키지에 유명 예술가의 그림을 덧씌우는 표면적 협업을 지양할 필요가 있다. 제조 공정의 초기 기획 단계부터 크리에이터의 서사를 풍미 프로필과 일치시키고, 동봉되는 인쇄물 하나까지 일관된 맥락으로 구축할 때 브랜드의 진정성과 소장 가치가 비로소 완성된다.

출처

Design Milk의 원출처와 본문에 표시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재구성했습니다. ‘ARCH.B 분석’은 자료를 읽고 덧붙인 편집 해석입니다.

Laila Gohar Turns Whisky Tasting Into a Visual Experience (새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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