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마크 건축물 내부의 비침습적 인테리어 접근법
이탈리아와 몰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축 스튜디오 디디아(Studio Didea)는 몰타 세인트줄리언스에 위치한 머큐리 타워(Mercury Towers) 상업 포디엄 내부에 스트리트웨어 편집숍 'Super F#(언론 표기 Super F)'의 인테리어 설계를 완성했다. 2024년 준공된 머큐리 타워는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ZHA)가 설계한 유려한 외관의 건축물로, 스튜디오 디디아는 600㎡ 면적의 내부 매장을 구성하면서 기존 건축물의 구조체에 영구적 변형을 가하지 않는 접근법을 택했다.
스튜디오 디디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 안도(Nicola Andò)는 건물의 원형 구조를 침해하는 습식 조적 공사를 철저히 배제하고, 밀리미터 단위로 정밀하게 제작된 맞춤형 건식 조립(dry-assembled) 시스템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존 건물의 콘크리트 기둥은 추가 마감재를 덧대지 않고 거친 원상태(raw) 그대로 노출되어 모듈러 인테리어 부재들과 대비를 이룬다.
스틸 텍스처와 무나사 결합 하드웨어의 상세 기술
매장 내부는 브러시드, 폴리시드, 미러 마감 등 표면 처리를 달리한 다양한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공간 중앙에는 두 개의 외부 출입구에서 이어지는 동선을 자연스럽게 분기시키는 원통형 곡면 유리 및 스틸 디스플레이 쇼케이스가 자리 잡고 있으며, 피팅룸 역시 곡면 스틸 패널로 제작되어 입체적인 조형미를 부여한다.
특히 의류 디스플레이를 위한 하드웨어 구조에는 정밀 가공 기술이 집중되었다. 공동 설립자 주세페 데 리시(Giuseppe De Lisi)의 설명에 따르면, 중량감이 있는 스틸 블록 받침대를 안정적으로 고정하면서도 의류 행거 레일은 나사나 별도 앵커 체결 없이 원형 소켓에 맞물리도록 설계한 빗살형(comb-like) 결합 방식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현장 작업자는 별도의 공구 없이도 쇼윈도 디스플레이 레일을 매장 내부로 손쉽게 재배치할 수 있다.
500개 앵커 포인트를 내장한 천장 설비 통합
상업 공간 인테리어에서 설비 배관의 노출과 은폐는 유지관리와 공간 연출 측면에서 상충하는 과제다. 스튜디오 디디아는 단일 흑색 스틸 천장(monolithic black steel ceiling) 구조를 설계하여 전기 간선, 소방 스프링클러, 공조(HVAC) 덕트, 조명 트랙을 일체형으로 수납하고 시각적으로 차폐했다.
주목할 부분은 천장 시스템 내부에 500개 이상의 기계적 앵커 포인트를 사전에 격자형으로 배치했다는 점이다. 이는 상업 테넌트의 시즌 교체나 상품 카테고리 변화에 맞춰 조명 기구의 투사 각도와 매달리는 집기의 위치를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기술적 유연성을 제공한다. 인프라를 구조체에 고정하지 않고 독립적인 프레임워크 안에 통합함으로써 향후 철거 시에도 건축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원상복구 용이성을 확보했다.
공간 다변화 콘셉트의 실무적 해석과 운영 한계
스튜디오 디디아 측은 Super F# 매장이 단순한 의류 판매점을 넘어 조명과 사운드의 변화를 통해 공연과 이벤트를 소화하는 클럽형 복합 문화 공간으로 전환된다고 홍보한다. 이와 같은 다목적 연출은 조명 제어 시스템(직접 조명, 벽면 워시, 선형 디밍)과 이동식 가구 배치를 바탕으로 제안된 디자인 시나리오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무적 관점에서 이를 정식 상업 클럽이나 고밀도 공연장으로 운영하는 데에는 제도적·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실제 공간이 법적 클럽 용도에 부합하는 소방 방재 등급, 고출력 음향 차음 설비, 비상 탈출 동선을 공식적으로 검증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설계사의 '클럽 전환' 주장은 야간 브랜드 행사나 VIP 프라이빗 이벤트를 위한 시각적 분위기 전환으로 해석하는 것이 실무적으로 타당하다.
비침습 리테일 설계가 상업 부동산에 미치는 시사점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같은 프리츠커상 수상 건축가가 설계한 랜드마크 복합 단지는 임차인의 전용 공간 공사에 엄격한 구조적 가이드라인을 부과하는 경우가 많다. 앵커 타공 제한, 조적 공사 금지, 골조 하중 제한 등 까다로운 조건 속에서 이번 Super F#의 건식 모듈 시스템은 고품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다만 실무 적용 시 고려해야 할 점은 초기 투자 비용이다. 맞춤형 소켓 결합 하드웨어와 500여 개의 앵커를 통합한 건식 스틸 천장은 표준 기성재 기반의 인테리어 공사보다 초기 설계비와 금속 가공 제작비가 상당히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튜디오 디디아는 구체적인 시공 예산을 공개하지 않았으므로, 리테일 기획자는 가변성을 통한 장기적 유지관리 비용 절감과 초기 제작 단가 간의 경제적 타당성을 면밀히 비교 검토해야 한다.
출처
Dezeen Interiors의 원출처와 본문에 표시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재구성했습니다. ‘ARCH.B 분석’은 자료를 읽고 덧붙인 편집 해석입니다.
Didea creates steel-clad streetwear store inside ZHA's Mercury Tower (새 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