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레의 고건축에 깃든 이베리아의 숨결, 아르칸 17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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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zeen Interiors 기반 · 2026년 10월 6일 · 5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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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마르세유 기반의 베틸 스튜디오가 파리 오마레 지구에 위치한 바스크·카탈루냐 레스토랑 '아르칸 17'의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어둡게 에이징된 목재와 유쾌한 상감세공, 맞춤 제작된 석고 조명이 수백 년 된 역사적 건축물 안에서 정갈한 현대적 선술집의 정서를 자아낸다.

  • 베틸 스튜디오가 전통 이베리아 선술집의 조형 요소를 현대적이고 절제된 디자인 언어로 재해석했다.
  • 흑단화 목재 패널과 위트 있는 모티프의 상감세공 바 카운터, 맞춤 조각 조명 등 장인 중심의 비스포크 공예를 적용했다.
  • 파리 3구의 오래된 건축 골조 속에서 카탈루냐 식문화 유산과 클래식 파리지앵 비스트로의 미학을 융합했다.
오마레의 고건축에 깃든 이베리아의 숨결, 아르칸 17 레스토랑
이미지 제공: Dezeen Interiors · 원출처 기사

파리 오마레에 새겨진 이베리아의 정서적 원경

프랑스 파리 오마레(Haut-Marais) 지구의 유서 깊은 샤를로 거리 17번지에 바스크와 카탈루냐 식문화를 기반으로 한 네오 비스트로 '아르칸 17(Arcane 17)'이 문을 열었다. 수백 년 된 노후 건물의 1층에 자리 잡은 이 소규모 공간의 인테리어는 마르세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신생 공간 디자인 사무소 베틸 스튜디오(Bétyle Studio)가 맡았다.

스튜디오를 이끄는 카를라 로마노와 니콜라 카즈나브 드 라 로슈는 레스토랑 설립자들의 카탈루냐 혈통을 공간 디자인의 중심축으로 삼았다. 이들은 전형적인 스페인풍 식당의 시각적 장치를 그대로 모방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이베리아반도 전통 선술집인 '타베르나(taberna)'의 유기적인 에너지를 현대적이고 정제된 시각 언어로 치환하는 데 집중했다. 시골 교회의 고요한 기운, 어두운 목재의 밀도감, 전통 부채가 만들어내는 곡선의 율동감을 주된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직설적이지 않은 질감과 조형미로 실내를 풀어냈다.

수공예적 물성과 상감세공으로 구현한 실내 풍경

식사 공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흑단목화(ebonised) 및 에이징 파티나 가공을 거친 짙은 목재 패널링이 주도한다. 여러 수종의 목재 표면을 정교하게 착색하고 가공함으로써, 마치 이 고건축 안에서 오랜 세월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낡아 온 것 같은 시간의 깊이를 부여했다. 공간 내 모든 맞춤 목공 요소는 베틸 스튜디오와 지속해서 호흡을 맞춰온 마르세유 기반 목수의 손길을 통해 완성되었다.

홀 중앙부의 바 카운터는 관형 스테인리스 스틸 하부 구조 위에 섬세한 상감세공(marquetry) 상판을 얹어 시각적 반전을 선사한다. 이 상판에는 밤하늘을 가르는 유성과 장난스러운 만화적 바닷가재 모티프가 상감 기법으로 아로새겨져 식사 공간에 경쾌한 유희성을 더한다. 더불어 아티스트 콤 클레리노가 제작한 길쭉한 조개껍데기 형상의 두터운 플라스터(석고) 벽부등이 설치되어 묵직한 목재 벽면에 은은한 조형적 악센트를 제공한다.

ARCH.B 분석

지역 공예와의 결합을 통한 클리셰 탈피의 방법론

특정 지역의 향토적 테마를 F&B 공간에 적용할 때 디자이너들은 종종 직관적이고 진부한 민속적 클리셰에 매몰되는 위험에 직면한다. 그러나 아르칸 17에서 베틸 스튜디오가 취한 전략은 장소의 정체성을 시각적 기호가 아닌 '물질적 추상'으로 환원하는 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페인 남부의 선술집 분위기를 붉은 기와나 장식 타일 대신 흑색에 가까운 목재의 무게감과 거친 텍스처로 대체한 점이 대표적이다.

특히 마르세유의 가구 장인 및 파리 현지 조형 작가와의 밀접한 협업은 상업 공간에 독립적인 공예적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스테인리스 스틸의 매끄럽고 차가운 공학적 질감과 상감세공의 회화적 디테일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균형은, 이 공간이 단순한 테마 레스토랑이 아닌 세심하게 큐레이션된 네오 비스트로임을 실무적으로 증명하는 접근이다.

타로의 상징성과 파리지앵 비스트로의 만남

레스토랑의 이름인 '아르칸 17'은 건물이 위치한 주소지인 샤를로 거리 17번지와 함께, 타로 카드의 열일곱 번째 아르카나인 '별(L'Étoile)'에서 비롯되었다. 조화와 명료함을 상징하는 이 도상학적 기호는 초현실주의 작가 앙드레 브르통의 동명 저서 《Arcane 17》의 문학적 배경과도 맞물려 레스토랑의 서사적 층위를 풍부하게 만든다. 이반 로, 파블로 에스크리바, 쥘 플로트 그리고 셰프 소피 레제가 함께 이끄는 주방은 이베리아 남부의 생동감 넘치는 미식을 파리의 일상 속에 제안한다.

홀 한쪽에는 클래식 벤트우드 체어와 정형화된 목재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는 가운데, 코너 공간을 감싸는 붉은색 카민 레더 벤치 소파(banquette)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카탈루냐의 뜨거운 정열을 암시하는 동시에 전통적인 파리 비스트로의 오랜 좌석 양식을 은유적으로 차용한 장치로서, 이베리아의 감수성과 파리의 도시적 맥락이 절묘하게 교차하도록 유도한다.

ARCH.B 분석

역사적 외피 속에서 작동하는 현대적 미감의 안착

파리 구도심의 오래된 건물군은 보존 규제와 구조적 노후화로 인해 내부 개보수 작업에 상당한 제약이 따르는 실무적 환경을 갖고 있다. 아르칸 17은 물리적 면적이 넉넉하지 않은 조건 속에서도, 건축 외피를 인위적으로 은폐하기보다는 어둡게 파티나 처리된 목재 패널로 벽체 전체를 감싸 일종의 정온한 누에고치 같은 내부 셸(shell)을 구축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러한 공간화 방식은 오래된 골조의 불규칙성을 차분하게 흡수하면서도, 좁은 공간 내 시선이 분산되지 않도록 돕는다. 향후 유사한 도심 역사 지구 내 F&B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서도 이처럼 고유한 서사를 지닌 맞춤 오브제와 중후한 마감 톤을 조율하여 역사적 맥락과 현대 상업 공간의 기능성을 조화시키는 설계 방법론이 유효하게 참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처

Dezeen Interiors의 원출처와 본문에 표시한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한국어로 재구성했습니다. ‘ARCH.B 분석’은 자료를 읽고 덧붙인 편집 해석입니다.

Spirit of Iberian taverns informs wood-heavy Parisian restaurant (새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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