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베어드 아키텍츠가 첫 가구 컬렉션 BA 오브제토를 선보였다고 디진이 10월 16일 보도했다. 매튜 베어드가 이끄는 구성으로 사내 설계자와 외부 협업자가 함께 참여해 앉는 가구와 테이블, 선반 등 서로 다른 유형의 가구를 묶어냈다. 사무소는 개인 주택의 맞춤 가구를 만들어 온 경험을 별도의 제품 활동으로 확장한다고 설명한다.
특정 주거 공간을 위해 맞춤 제작하던 단일 가구 작업에서 출발해 다른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독립 제품으로 제안하는 방식을 취했다. 한 번 시공되고 끝나는 현장 맞춤 제작과 달리 다양한 조건에 놓일 가구를 제안하는 단계로 옮겨 간 셈이다. 모든 결과물을 대표 건축가 한 사람의 명의로 귀속하지 않고 개별 참여자의 이름을 분리해 전면에 내세운 점이 눈에 띈다.
건축 설계 사무소에서 발표하는 가구 라인이 흔히 대표자의 통합된 조형 언어를 강조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이번 컬렉션은 참여한 사내외 인력의 개별성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다. 주택이라는 단일한 맥락 안에서 소화되던 가구들이 독립적인 제품 컬렉션으로 묶이며 새로운 유통과 사용의 단계를 마주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재료 선택과 개별 설계자의 명시
공개된 작업 목록에는 매튜 베어드의 월넛 원목 테이블, 이네스 굴벤키안의 알루미늄 커피 테이블, 지나 장의 짙은 코르크 벤치가 포함되었다. 여기에 합판과 가죽을 결합한 의자와 거울 등이 컬렉션을 함께 구성한다. 단일한 형태적 규칙이나 고정된 재료 팔레트에 얽매이지 않고 디자이너마다 상이한 물질성을 드러내는 구성을 보여준다.
가구의 대다수 제작 공정은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진행하며 현장 공정을 긴밀히 지원할 전용 스튜디오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베어드는 각 작품에 참여 디자이너의 이름을 분명히 밝히고 판매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일부를 배분한다는 원칙을 디진을 통해 공식적으로 밝혔다. 설계자의 권리와 기여도를 인정하는 운영 모델을 제시한 셈이다.
다만 공개된 인터뷰 자료에는 구체적인 배분율이나 초기 제작 비용의 분담 방식, 실제 판매 실적과 같은 수치 정보가 전혀 포함되지 않았다. 설계 참여와 크레디트 보장의 기본 원칙은 확인되지만, 이것이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보상 구조로 완성되었는지는 현재 공개된 내용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건축 실무 배경과 맞춤 제작의 확장
베어드 아키텍츠의 공식 소개에 따르면 사무소는 뉴욕과 메인주를 거점으로 건축과 계획 및 디자인 전반을 수행해 왔다. 대규모 프로그램 기획부터 세부 디테일에 이르는 여러 층위의 규모를 직접 다루는 체계를 취한다. 프로젝트마다 장소의 문화와 재료의 고유한 언어를 탐구하며 경제적 요건과 환경적 조건을 설계 제약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
이러한 공식 소개는 가구 컬렉션의 실제 제작 비용이나 환경 성능을 직접 증명하는 자료는 아니지만, 사무소가 유지해 온 설계 방법론의 배경을 설명해 준다. 대형 건축에서 요구되는 공간적 스케일의 탐색과 세부 디테일에 대한 집착이 이번 소형 가구 작업의 토대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기존의 건축 실무 태도와 이번 보도를 함께 살펴보면, 건축 외관이나 이미지를 작은 크기로 모방하는 축소판을 만들기보다 손에 직접 닿는 가구 단위에서 재료를 다루는 탐구를 이어가려는 의도가 확인된다. 건축에서 훈련된 재료에 대한 감각이 독립된 제품을 통해 실질적으로 시험되고 있는 셈이다.
회사 이름 아래서도 남겨야 할 개별 크레디트
BA 오브제토를 한 컬렉션으로 묶는 이름과 각 가구를 설계한 사람의 이름은 다른 정보를 준다. 매슈 베어드의 월넛 테이블, 이네스 굴벤키안의 알루미늄 커피 테이블, 지나 장의 코르크 벤치를 구분하면 재료 선택과 형태를 개별 작업으로 읽을 수 있다. 건축사무소의 결과물을 대표자 한 명의 취향으로 환원하지 않게 하는 장치다.
개별 크레디트와 수익 배분도 같은 증거는 아니다. 이름의 표기는 어떤 물건을 누가 설계했는지 드러내고, 수익 배분은 판매 뒤의 경제적 관계에 해당한다. 보도에 소개된 공유 방침을 구체적인 비율이나 장기 소득으로 바꾸어 설명할 수는 없다. 컬렉션의 형태를 읽는 일과 사무소가 제안한 협업 모델을 평가하는 일을 함께 하되 구분할 필요가 있다.
| 디자이너 | 기사에 소개된 가구 | 재료 |
|---|---|---|
| 매슈 베어드 | 테이블 | 월넛 |
| 이네스 굴벤키안 | 커피 테이블 | 알루미늄 |
| 지나 장 | 벤치 | 코르크 |
주택에 맞춰 제작된 가구는 해당 방의 구체적인 면적과 동선, 거주자의 고유한 생활 방식을 엄격한 전제로 두고 완성된다. 반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개별 제품이 되면 가구가 놓일 공간의 물리적 조건을 사전에 특정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제품 치수와 권장 사용 환경, 마감 표면의 관리법과 장기적인 수리 지침이 훨씬 상세하게 제공되어야 한다.
반복 생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목재나 코르크, 가죽의 자연스러운 재료 편차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도 중요한 기준이 된다. 현장 맞춤 제작에서는 개별적인 특색으로 환영받던 물성의 차이가 양산 제품의 맥락에서는 명확한 주문 조건과 품질 기준으로 사전 설명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설계자가 현장에서 직접 조율하던 판단들이 정돈된 제품 정보와 제작 공정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결국 건축 실무에서 가구라는 단위로 작업을 옮겨가는 것은 단순한 크기의 축소가 아니라 유통과 품질 관리 체계의 근본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베어드 아키텍츠가 다음 컬렉션을 계속해서 계획하고 있다는 설명 역시 이미 생산과 유통 체계가 완벽히 자리 잡았다는 뜻이라기보다는, 첫 컬렉션에서 제기된 이러한 과제들을 앞으로 어떻게 보완해 나갈지 지켜보아야 할 실험의 연장선으로 해석하는 편이 타당하다.
ARCH.B 의견
하나의 건축사무소 명의 아래 참여 설계자들의 이름을 각각 병기하는 조치는 가구 컬렉션의 형태적 다양성을 실패나 불일치가 아닌 개별적인 실험의 축적으로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월넛과 알루미늄, 코르크 등 완전히 상이한 재료들이 한 컬렉션 안에서 공존하는 이유를 개별 설계자의 탐구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성을 인정하는 명목상의 크레디트 표기가 건강한 운영 모델로 정착하려면 제작 공정을 관리하고 최종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책임의 소재가 사전에 명확히 나뉘어야 한다. 디자인을 맡은 이와 리스본의 제작 현장을 조율하는 이, 하자 보수와 완제품 품질을 책임지는 역할이 명확히 연결되지 않는다면 개별 디자이너에 대한 이름 명시는 불완전한 시도에 그칠 수 있다.
특히 프로토타입 제작에 투입되는 개발 비용과 리스본 제작 거점과의 운송 및 소통 비용, 사후 수리 대응 체계가 실질적으로 어떤 재정 구조 안에서 처리되는지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이 모델을 다른 건축사무소의 보편적 기준으로 삼기에 한계가 있다. 특정 방의 조건에 묶여 있던 가구를 시장 제품으로 확장할 때 필요한 제품 보증과 실질적 수익 분배의 세부 데이터가 확인될 때 비로소 이 공동 작업의 실효성을 명확히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