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페라리니가 데이비스 퍼니처를 위해 설계한 파바 라운지(Faba Lounge)는 긴 플랫폼과 그 위에 결합되는 여러 구성 요소에서 출발한다. 10월 20일 디자인 밀크가 소개한 이 가구 시스템은 등받이가 없는 벤치부터 코너를 돌아가는 대형 소파 구성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제조사의 공식 제품 자료는 업무 공간과 접객 구역, 공공 환경을 주요 적용 대상으로 제시한다.
해당 10월 20일은 매체가 제품 설계를 보도한 시점이며 제품의 최초 출시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 시스템에서 주목할 부분은 소파를 늘려 나가는 방식이다. 미리 완성된 개별 소파 여러 개를 단순히 나란히 배치하는 대신, 공통 기반이 되는 플랫폼 위에 앉는 부분과 기대는 부분을 골라 얹으며 공간 용도에 맞춘 구성을 완성한다.
플랫폼 길이와 쿠션 분할을 별개 단위로 다루는 설계
공식 제품 목록을 살펴보면 2·3·4인용 등받이 없는 벤치와 소파, 그리고 같은 길이 계열로 나뉘는 플랫폼이 각각 등록되어 있다. 좌석 역시 한 자리 단위 쿠션과 일체형 쿠션으로 세분화되며, 등받이와 좌우 팔걸이를 결합한 부품을 상황에 맞게 지정할 수 있다. 코너 테이블은 나뭇결 방향을 다르게 처리한 두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제공된다.
바닥에 놓이는 하부 기반의 길이와 신체가 직접 닿는 상부 쿠션의 분할 단위를 분리해 다룬다는 점이 이 가구의 핵심이다. 같은 플랫폼을 적용하더라도 하나의 긴 쿠션으로 일체감을 줄지, 좌석을 뚜렷하게 나누어 정돈된 인상을 줄지 결정할 수 있다. 팔걸이와 등받이는 모듈의 끝을 닫거나 착석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코너 테이블은 서로 다른 두 좌석 사이에 놓이는 별도 보조 가구를 하나의 시스템 구성 내부로 자연스럽게 편입시킨다. 제품 목록에는 일반 좌석과 코너용 좌석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고, 좌측과 우측 코너 쿠션도 철저히 구분된다. 모서리를 돌아가는 배치는 직선 소파를 단순히 꺾어 배치하는 것을 넘어 모서리 전용 부품을 맞추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쿠션을 비운 플랫폼 표면을 테이블 면으로 전환하는 방식
디자인 밀크의 설명에 따르면 플랫폼의 드러난 구간은 좌석 사이에 놓이는 테이블 면으로 바로 활용할 수 있다. 쿠션을 얹지 않은 채 남겨둔 플랫폼 부위를 소형 테이블이나 미디어 기기 거치용 가구로 활용하는 구성도 함께 제시되었다. 하나의 공통 부품이 좌석을 받치는 하부 기반이 되면서 동시에 물건을 올려놓는 단단한 상판 역할을 겸한다.
공식 제품 소개 역시 플랫폼과 일체화된 테이블 표면과 다양한 표면 재질 선택을 시스템의 주요 특징으로 꼽는다. 공간 관점에서 볼 때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을 각자 배치하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이 공간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리하는 셈이다. 앉는 면과 단단한 면이 일직선 위에 놓여 물건을 둘 위치가 좌석 형태와 함께 결정된다.
쿠션이 놓이지 않는 빈자리를 메우거나 가리는 대신, 비워진 표면 자체에 명확한 사용 목적을 부여하는 설계 논리가 적용되었다. 이러한 방식은 가구의 전체 윤곽을 단순하게 유지하면서도 공용 공간에서 필요한 찻잔이나 소지품 거치 기능을 별도 보조 테이블의 추가 없이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양방향 착석 구조와 하부 배선 설계를 통한 공간 조율
원문에 따르면 파바의 좌석은 사용자가 등을 맞대거나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도록 조합할 수 있다. 로비나 열린 사무실처럼 보행 동선과 머무는 자리가 겹치는 구역에서 동일한 플랫폼을 중심으로 여러 방향의 자리를 구획할 수 있다. 가구 앞면에는 전원 모듈을 내장할 수 있고 수평 케이블을 가리는 선택형 J 트레이 부품도 지원한다.
가구의 하부 다리는 다이캐스트 알루미늄으로 제작되며, 플랫폼 표면은 애시, 오크, 월넛 무늬목을 비롯해 FENIX와 라미네이트 등 여러 마감재를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재료와 표면 처리에 따라 동일한 모듈 구성이라도 설치되는 실내에서 전달하는 시각적 무게감이 확연히 달라진다.
플랫폼 본체에 콘센트를 직접 매립하는 구성의 온전한 효용은 가구 자체의 마감에서 끝나지 않는다. 바닥에 미리 매설된 전원 공급 위치와 이를 가구 모듈까지 연결하는 케이블 경로가 매끄럽게 맞물려야 실제 보행 동선과 착석 환경을 방해하지 않는 안정적인 배치가 성립된다.
같은 플랫폼이라도 주문해야 할 부품은 달라진다
제품 목록에서 FB-202는 2인용 소파, FB-202-2는 일체형 쿠션을 쓴 2인용 소파로 구별된다. 두 좌석의 긴 외곽선만 비교해서는 쿠션이 나뉘는 단위를 놓칠 수 있다. 한 자리 단위의 쿠션과 등받이, 좌우 팔걸이 부품이 각각 등록된 점은 완성 배치의 크기뿐 아니라 상부 구성의 방향과 분할도 주문 항목이라는 뜻이다.
코너 테이블 역시 A와 B의 나뭇결 방향으로 나뉜다. 배치도에서는 같은 모서리 면처럼 보여도 인접한 플랫폼과 결을 어떻게 이어 보일지 선택하는 부분이다. 긴 플랫폼의 일부를 테이블로 남기는 구성에서는 앉을 자리와 물건을 놓는 자리를 함께 결정해야 한다. 플랫폼이 길다는 사실만으로 그 전체를 좌석 수로 셀 수 없으며, 비운 단단한 면이 가구의 다른 기능을 맡는다.
이런 목록을 실제 공간에 적용할 때는 좌석 수부터 정한 뒤 빈자리에 콘센트를 넣는 순서보다, 접근 방향과 물건을 둘 위치를 먼저 그려볼 수 있다. 등받이의 앞뒤가 결정되면 손이 닿는 테이블과 전원 위치도 달라진다. 모듈이라는 이름이 설치 후 모든 부품을 도구 없이 자유롭게 교체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조합 가능한 제품군과 현장에서 변경하는 절차는 구분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파바 라운지는 2·3·4인용 플랫폼이라는 단일 기반 위에 좌석과 테이블, 배선 관리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모듈 시스템이다. 완성된 소파를 배치하고 남은 틈새에 부속 가구를 끼워 넣던 기존 방식과 달리, 공통 구조체 위에서 착석 면과 단단한 표면을 유기적으로 배치한다.
착석 방향과 테이블, 배선의 위치를 함께 정할 수 있어 공용 공간의 배치를 하나의 체계 안에서 검토하게 한다. 제품의 조합 가능성과 특정 로비에서의 실제 통행·착석 편의는 구별할 항목이다.
ARCH.B 의견
파바에서 살필 핵심은 조합 수보다 같은 외곽선 안에 어떤 자리를 남기는가다. 쿠션 하나가 차지할 면을 단단한 표면으로 두면 좌석 수는 달라지지만 별도 협탁 없이 물건을 둘 수 있다. 서로 등을 맞대는 배치는 한 덩어리의 가구가 여러 방향의 사람을 받게 한다. 면적과 좌석 수만으로 비교하기 어려운 차이다.
이처럼 하부 플랫폼을 공통 골격으로 채택한 가구는 실내 중심에 놓이는 독립 집기이면서 동시에 공간의 영역을 나누는 기준선으로 작동한다. 팔걸이와 등받이가 설치되는 위치에 따라 사용자의 시선과 몸의 방향이 정해지고, 단단하게 남겨진 빈 상판은 별도의 이동형 협탁 없이도 소지품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안정적인 표면을 제공한다.
다만 이러한 일체형 플랫폼 구조를 실제 업무 공간이나 로비에 적용하려면 바닥의 전원 공급 위치와 실내 보행 동선의 사전 조율이 필수적이다. 가구 내부의 J 트레이와 전원 모듈이 아무리 정교하더라도 바닥 아웃렛과의 물리적 연결 경로가 정리되지 않으면 배선 노출과 동선 간섭이라는 문제를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는 명확한 한계를 지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