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고, 다시 쓰고, 펼치다…파리의 네 작업이 재료를 다시 보게 하는 법

ARCH-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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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2일 · 6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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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파리 Designers of Tomorrow에 모인 네 작업은 야자 잎의 결합, 종이와 폐가구의 재조립, 수천 장의 무늬목 적층, 펼쳐지는 금속 가구를 다룬다. 같은 전시의 공식 소개와 현장 보도를 합쳐, 도구 이름보다 재료와 사람의 동작이 만나는 차이에 주목한다.

  • 네 작업은 결합·재사용·적층·전환이라는 서로 다른 제작 규칙을 드러낸다.
  • 사진의 표면 인상과 실제 재료·구조를 구분하면 작품별 차이가 더 잘 보인다.
  • 같은 전시의 두 보도를 한 기사로 통합했으며 제품 홍보 수치를 제작 효과로 옮기지 않았다.

애플과 디자인 마이애미가 파리에서 선보인 Designers of Tomorrow는 ‘프레즌스’를 주제로 네 팀의 작업을 모았다. 로드먼 프리맥이 기획한 전시에 살렘 S. 샤라비, 이사벨 로워, 윤정 리, 파라페르날리아가 참여했다. 공식 소개는 사용하는 디지털 도구를 강조하지만, 작품을 나란히 놓으면 더 구체적인 공통점이 보인다. 익숙한 재료에 예상과 다른 조립·사용 방식을 부여한다는 점이다.

같은 주제에서 다른 손의 동작으로

10월 20일 애플의 작가 인터뷰와 21일 디진의 보도를 함께 읽었다. 같은 행사를 다시 소개하기보다 각 작업을 가르는 제작 단위를 살피면, 가구와 조명이 어떤 과정을 통해 사람의 주의를 끌도록 설계되는지 비교할 수 있다.

네 작업은 재료의 이름보다 조립의 동사를 비교할 때 차이가 선명해진다. 샤라비는 가는 부재를 연결하고, 로워는 남은 골조 위에 새 표면을 쌓는다. 윤정 리는 얇은 면을 반복해 부피를 만들고, 파라페르날리아는 접힌 몸체를 사용자의 자리로 펼친다. 같은 전시의 디지털 도구 사용을 작품 전체의 제작 방식과 동일시하지 않게 하는 구분이다.

완성된 외곽선에서 안쪽의 제작 순서를 거꾸로 읽어 볼 수도 있다. 접합부와 적층 단면은 형태가 만들어진 단위를 드러내고, 움직이는 구슬이나 펼치는 가구는 관람자가 어떤 동작으로 다음 상태를 만나는지 보여준다. 제작자의 반복 작업과 사용자의 조작이 각각 어느 시점에 참여하는지를 나누면 네 작업의 공통 주제 안에서도 다른 리듬이 보인다.

네 작품을 가르는 조립의 동사
네 작품을 가르는 조립의 동사
작업제작의 중심관람에서 읽을 단서
샤라비의 조명가는 부재를 연결종이·골조·돌의 접합
로워의 의자기존 골조에 표면을 더함광택 표면과 구슬의 움직임
윤정 리의 뉴 폼얇은 무늬목을 적층단면과 연필 고정부
파라페르날리아의 가구닫힌 몸체를 펼침풍경과 사용 자리의 두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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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비: 얇은 가지를 연결하는 구조

샤라비의 ‘디 이머전스 오브 라이트’는 바나나 식물로 만든 종이, 대추야자 잎의 뼈대, 석회석 받침을 결합한 조명이다. 그는 공식 인터뷰에서 폭 3밀리미터인 가느다란 부재를 손으로 쪼개고 구멍을 뚫은 뒤 끝을 다듬어 맞물리게 했다고 설명한다. 얇은 막과 섬세한 골조 아래에 무거운 돌을 놓은 구성이 서로 다른 재료의 성격을 드러낸다.

관찰할 부분은 자연 소재의 이름보다 접합부다. 비슷한 두께의 부재를 어떻게 반복해 연결했는지 따라가면, 가벼워 보이는 형태를 유지하는 규칙이 나타난다. 모델링은 이 규칙과 부품의 맞춤을 다루는 단계이며, 실제 분할과 결합의 손작업을 대신하는 결과로 제시되지는 않는다.

로워: 매끈한 의자 아래의 다른 재료

로워의 ‘패디드 체어 1860’은 길가에 버려진 가구를 다시 조립한 목재 골조에 종이와 펄프 혼합물을 쌓은 작업이다. 디진은 폐지 펄프·톱밥·목공용 접착제와 검정 도장, 손으로 만든 도자기 구슬 약 1,500개를 소개한다. 광택 있는 몸체와 좌석 둘레의 작은 구슬이 하나의 의자 안에서 만난다.

공식 인터뷰에서 로워는 구슬이 스칠 때 나는 소리에 주목한다. 보는 순간 재료를 파악하기 어려운 표면과 움직일 때 반응하는 장식이 서로 다른 단서를 준다. 이 작업의 재사용은 과거의 가구를 그대로 보존하는 방식보다, 남은 골조 위에 새 형태와 감각을 만드는 방식에 가깝다.

윤정 리: 연필은 쓰는 도구에서 고정하는 부품으로

윤정 리의 ‘뉴 폼’은 짧아진 연필 세 자루를 못처럼 사용해 종이를 고정한다. 테이블이자 조명의 기반은 얇은 무늬목 약 5,000장을 쌓아 만들었다. 종이는 빛을 감싸는 면이 되고, 연필은 그 면을 붙잡는 부품이 된다. 작은 물건의 익숙한 용도를 바꾸는 선택과 많은 층을 반복하는 제작이 연결된다.

책상에서 쓰던 도구를 확대된 조형으로 기념하는 대신 실제 결합부에 남긴 점이 흥미롭다. 관람자는 먼저 덩어리의 형태를 보고 가까이에서 적층의 단면과 작은 연필을 발견할 수 있다. 규모가 큰 구조와 사소한 부품을 다른 거리에서 읽도록 하는 구성이다.

파라페르날리아: 풍경에서 둘의 자리로

겐키 마쓰무라와 세바스티안 소리야의 파라페르날리아는 ‘모노암비엔테 1’을 닫힌 풍경과 펼친 가구의 두 상태로 만들었다. 산으로 표면을 부식시킨 스테인리스강의 장면이 열리면 스툴과 테이블이 나타난다. 멀리서 보는 대상이 두 사람이 앉아 대화하거나 무언가를 나누는 자리로 전환된다.

이 경우 재료의 변화는 표면에서 끝나지 않는다. 관람자의 위치와 동작이 물체를 사용하는 상태로 바꾼다. 샤라비가 접합의 반복으로 구조를 세웠다면, 파라페르날리아는 접히고 펼쳐지는 관계로 구조의 쓰임을 달리한 셈이다.

가는 부재의 접합, 남은 골조의 재조립, 무늬목의 적층, 접히는 금속 구조는 같은 전시 안에서도 서로 다른 제작 순서를 보여 준다. 재료의 이름과 완성된 외관 사이에 있는 연결 방식을 읽을 때 작업의 차이가 선명해진다.

ARCH.B 의견

네 작업을 비교할 때 유용한 질문은 어느 것이 더 수공예적인가가 아니다. 가는 부재를 연결했는지, 남은 골조에 층을 더했는지, 얇은 판을 쌓았는지, 닫힌 구성을 펼쳤는지를 보는 편이 구체적이다. 비슷하게 단단해 보이는 가구도 만들어진 순서에 따라 전혀 다른 재료의 이야기를 갖는다.

사진에서 받은 첫인상 뒤에 접합부·단면·가동부를 한 번 더 살펴보면 좋다. 전시가 말하는 주의 집중은 이 작은 차이를 읽는 과정으로 옮겨올 수 있다. 도구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결과의 가치를 설명하기보다, 도구와 손이 각각 어떤 결정을 맡았는지 보게 하는 네 사례다.

재사용한 재료가 눈에 바로 보이는지 여부도 비교할 지점이다. 폐가구의 골조를 새 표면이 감추는 의자와 짧아진 연필을 결합부에 남기는 테이블은 이전 용도를 드러내는 방식이 다르다. 재료의 출처를 설명하는 문구만 보는 대신 물건이 어떤 흔적을 남기고 무엇을 바꿨는지 살펴볼 수 있다. 다만 사용 재료만으로 환경적 우열을 정하기보다 제작과 사용 과정에서 확인되는 선택을 구체적으로 읽는 편이 이 전시에 어울린다.

출처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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