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 데블린 회고전, 무대 뒤 드로잉과 모형을 전시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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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9일 · 6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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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에스 데블린 회고전은 드로잉·모형·작업실의 기록을 대형 무대와 연결한다. 자료마다 보여주는 제작 단계와, 과거 공연의 기록을 보는 일과 현재 전시장에 다시 구성한 설치를 보는 일의 차이를 살펴본다.

  • 작업실·벽면 아카이브·원형 책상은 작업 환경, 개별 기록, 프로젝트 간 비교를 다른 거리에서 보여준다.
  • 연극·행사·투어는 제작 조건이 달라 같은 형태의 반복만으로 작업 원리를 단정하기 어렵다.
  • 재구성한 설치는 과거 공연의 복제와 구별해 읽어야 한다.
에스 데블린 회고전, 무대 뒤 드로잉과 모형을 전시장으로
이미지 제공: Dezeen · 원출처 기사

런던 디자인뮤지엄이 무대·조각·설치 작업을 해온 에스 데블린의 회고전 ‘아더 월즈’를 열고 있다. 전시 기간은 2026년 10월 2일부터 2027년 4월 4일까지다. 작가와 협력해 구성한 전시는 대표작뿐 아니라 드로잉과 모형, 작업에 사용한 기록을 함께 소개한다.

작업실에서 시작하는 30년의 기록

런던 작업실을 세밀하게 재현한 공간에는 책과 도구, 작은 모형을 함께 놓았다. 대형 공연의 결과 이미지에 앞서 작업에 쓰인 물건과 생각의 흔적을 마주하게 하는 구성이다. 벽면 설치 ‘아카이브 언박스트’에는 초기 스케치와 그림, 콜라주, 일기 등을 모아 오래된 습작과 이후에도 이어진 그리기를 같은 작업의 흐름 안에 놓았다.

원형 전시대에 연결한 무대와 설치

전시의 중심에는 경력 전반의 자료를 펼친 원형 구조물 ‘30년의 책상’이 있다. 연극 ‘리먼 트릴로지’, 설치 ‘포리스트 오브 어스’, 런던 올림픽 폐막식 등 서로 다른 프로젝트가 드로잉과 모형을 통해 이어진다. 관람자는 장르가 다른 결과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복되는 형태와 생각을 비교할 수 있다.

완성된 설치도 과거의 장소를 그대로 복원하는 방식에만 머물지 않는다. 멸종 위기 야생 생물을 다룬 ‘컴 홈 어게인’은 새로운 배치로 제시된다. 같은 작업의 자료와 재구성된 설치를 함께 보면, 원래 공연이나 장소에서의 경험과 이번 전시장 안에서의 경험을 구분해 읽을 수 있다.

스케치·모형·다시 설치한 작품이 보여주는 다른 것

작업실의 재현, 벽면 아카이브, 원형 책상은 모두 기록을 보여주지만 보는 단위가 다르다. 작업실은 책과 도구, 모형이 함께 있는 환경을 펼치고, 아카이브 언박스트는 학생 시절부터 이어진 스케치와 일기, 인쇄물을 드러낸다. 30년의 책상은 개별 프로젝트를 같은 둘레에 놓는다. 주변의 물건에서 시작해 하나의 작업을 살피고, 다시 다른 프로젝트와 비교하는 세 가지 거리가 생기는 구성이다.

원형 책상에 등장하는 리먼 트릴로지의 무대, 런던 올림픽 폐막식, 콘서트 투어의 움직이는 조각은 공연의 조건부터 다르다. 연극의 무대와 대규모 행사, 이동하는 투어의 결과를 같은 크기의 사진으로만 보면 이 차이가 흐려지기 쉽다. 드로잉에서는 어떤 선이 남았는지, 모형에서는 면과 빈 곳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 완성 영상에서는 빛과 움직임이 언제 작동하는지를 나눠 볼 수 있다. 같은 형태가 반복돼도 같은 문제를 푼 결과라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전시장에 다시 놓인 컴 홈 어게인도 과거 설치의 단순한 증명 사진과 다르다. 멸종 위기 생물을 다룬 작업은 새로운 배치로 제시되고, 인피니트 라이브러리는 책을 사용한 설치로 전시에 포함된다. 기록을 통해 이전 작업을 이해하는 일과 현재 전시장에 구성한 작품을 마주하는 일이 함께 놓이는 셈이다. 원래 공연장에 갈 수 없었던 관람자에게 모든 감각을 복제하기보다, 기록과 새 설치를 오가며 관계를 읽을 경로를 제공한다.

자료를 비교할 때는 연도와 프로젝트 이름을 먼저 맞춘 뒤 스케치의 선 하나가 모형에서 어느 면이 되었는지 따라가 볼 수 있다. 연결이 설명되지 않은 부분은 남겨 두어도 된다. 책상 위에 함께 놓였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도구가 모든 작품에 쓰였다고 이해하면, 오히려 구체적인 제작 과정이 사라진다. 서로 다른 기록이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보여주지 않는지 구별하는 것이 이 회고전을 읽는 실마리다.

회고전은 완성된 대형 무대에 앞선 드로잉과 모형, 작업실의 과정을 전시의 중심으로 옮겼다. 서로 다른 규모의 자료를 연결해 읽으면 작품의 인상과 그것을 만든 선택 사이를 따라갈 수 있다.

ARCH.B 의견

이 구성에서 참고할 지점은 중간 기록을 완성작과 연결하는 방법이다. 스케치 한 장을 별도 자료로 두는 것과, 그 스케치가 어떤 모형과 무대 형태로 이어졌는지 함께 보여주는 것은 다르다. 작품의 크기나 유명세를 몰라도 선과 형태의 변화를 따라갈 수 있게 하는 단서가 생긴다. 다만 초기 드로잉과 완성작을 나란히 놓았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제작 결정이 설명되지는 않는다. 중간에 무엇을 바꾸었고 어떤 제약 때문에 선택했는지가 연결돼야 형태의 변화도 더 구체적으로 읽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회고전의 자료들은 완성작을 장식하는 배경보다, 서로 다른 장르의 작업에서 반복된 선택을 찾아볼 비교 대상으로 볼 수 있다.

무대의 결과 이미지는 관객이 보는 방향과 조명이 정해진 한 장면을 강하게 전달한다. 반면 드로잉과 모형은 그 장면에 이르기 전의 관계를 더 작은 규모로 펼쳐 볼 수 있게 한다. 전시에서 이 자료들을 가까이 두면 관람자는 큰 형태를 어디에서 나눴고 어느 선을 남겼는지 스스로 비교할 수 있다. 같은 원형이나 겹쳐진 면이 다른 프로젝트에 보이더라도 그것을 작가의 고정된 공식으로 단정하기보다 각 작업에서 맡은 역할을 묻는 편이 구체적이다. 자료가 많다는 사실보다 서로의 위치를 되짚을 수 있는 구성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재현된 작업실도 창작자의 성격을 보여 주는 배경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책과 도구, 모형이 완성된 무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따라가면 아이디어를 고르고 시험하는 단위를 생각할 수 있다. 다만 물건이 같은 방에 놓였다는 사실만으로 실제로 사용한 순서나 특정 작품에 미친 영향을 확정할 수는 없다. 각 자료의 설명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연결과 관람자가 떠올리는 연상을 나눠 읽어야 작업실의 친밀한 인상이 제작 과정 전체를 설명하는 것처럼 커지지 않는다.

출처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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