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앤트워프 22뮤즈에서 재 코의 개인전 스트라이에이티드가 2026년 10월 22일부터 11월 2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수십 년 작업 전체를 총망라하기보다, 재료의 변형과 자연에 대한 관심이 조형 언어를 형성하던 특정 시기의 작품을 조명한다. 종이를 말고 압축하고 묶고 깎는 과정이 겹친 표면과 부피를 만드는 핵심이다.
종이는 얇은 평면으로 출발하지만 같은 재료를 여러 겹 모으면 가장자리들이 선이 되고 쌓인 두께가 덩어리가 된다. 전시를 읽는 출발점은 무엇을 닮았는지보다 어떤 공정이 그 표면을 만들었는지에 있다. 다만 이번 출품작의 설명과 작가의 다른 시기 대형 설치를 같은 범위로 다뤄서는 안 된다. 전시 안내와 작가 소개, 이전 작업의 비평을 나누어 대조했다.
종이를 감은 뒤 색을 흡수시키는 과정
작가는 사무용 종이와 재활용 종이, 계산기용 종이 띠 등을 풀고 다시 형태를 잡아 잉크에 담근다. 작가 소개에는 건조에 수개월이 걸리는 과정도 설명돼 있다. 스트라이에이티드 전시 안내는 재활용 종이에 먹을 스며들게 한 조각과 말기·압축·묶기·깎기의 공정을 구체적으로 짚는다. 얇은 띠가 반복해서 겹치면서 표면의 나선과 층이 드러나는 방식이다.
이때 종이의 선은 완성된 덩어리 위에 나중에 그린 무늬와 다르다. 재료가 겹쳐진 가장자리와 형태를 다룬 흔적이 표면에 남는다. 먹의 검정은 종이의 층과 함께 보이고, 일부 작업의 색은 다른 잉크와 처리 과정을 통해 달라진다. 작품마다 재료와 제작 방식을 따로 살펴야 하며 모든 종이 작업이 같은 색과 표면을 가진다고 일반화할 수 없다.
검토한 소개에는 흡수와 건조의 과정이 있지만 먹이 구조적 결속력을 얼마나 높이는지 수치로 비교한 시험은 없다. 따라서 색을 흡수시킨다는 제작 사실을 접착력이나 강도가 검증됐다는 설명으로 바꾸지 않았다. 조각이 단단한 인상을 준다는 감상과 실제 물성 시험도 서로 다른 근거를 요구한다.
벽을 따라 쌓는 작업과 개별 조각의 차이
작가 사이트의 포스 오브 네이처 비평은 크라프트지와 산업용 종이 롤을 대량으로 다루는 다른 방식의 작업을 설명한다. 아래쪽 묶음은 조밀하게 두고 위로 갈수록 느슨하게 쌓아 접힘과 틈이 생긴다. 이때 가장자리는 개별 조각의 표면을 이루는 선을 넘어 벽을 따라 이어지는 공간의 선이 된다.
먹을 머금은 개별 덩어리는 하나의 윤곽 안에서 조밀한 층을 살피게 한다. 반면 벽을 따라 넓게 쌓는 작업은 묶음 사이의 밀도와 빈 공간, 전체 범위를 함께 보게 한다. 동일하게 종이를 사용해도 성형한 단위의 크기와 배치가 다르므로 감상의 거리와 시선의 이동도 달리 해석할 수 있다. 이는 공개된 제작 설명을 대조한 조형적 해석이다.
이 비교에 사용한 대형 설치 설명을 이번 개인전의 출품 목록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전시 안내는 특정 시기의 작품을 선별했다고 밝히며, 포스 오브 네이처 전체가 현재 전시장에 설치됐다는 확인을 제공하지 않는다. 아래 표는 작업 방식의 차이를 정리한 것이며 22뮤즈 현장을 방문해 배치를 관찰한 기록은 아니다.
| 비교 대상 | 자료에 명시된 과정 | 확대를 피할 해석 |
|---|---|---|
| 스트라이에이티드 전시의 조각 설명 | 재활용 종이·먹, 말기·압축·묶기·깎기 | 작가의 모든 설치가 이 전시에 나왔다는 단정 |
| 포스 오브 네이처 비평 | 산업용 롤, 아래는 조밀하고 위는 느슨한 축적 | 고정재·보강재가 전혀 없다는 단정 |
| 재료·건조 과정 | 잉크 흡수와 시간에 따른 건조 | 정량적인 강도 개선·환경 성능의 입증 |
같은 종이라는 말 뒤에서 확인할 항목
종이를 사용하는 다른 작가와 비교할 때는 재료명보다 조립 단위를 먼저 정하면 구체적인 질문을 만들 수 있다. 한 장의 면을 접는지, 띠를 감는지, 롤을 묶어 쌓는지에 따라 가장자리가 나타나는 방식이 다르다. 색을 표면에 얹는지 재료 안으로 흡수시키는지, 완성한 덩어리를 옮기는지 현장에서 배열을 만드는지도 구분할 수 있다.
반대로 사진만으로 고정 방식이나 숨은 보강재 유무를 단정하면 안 된다. 밀도 차이를 설명한 비평이 접착제나 구조물이 전혀 없다는 보증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재활용 종이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재료의 출처를 알려주지만 제작·운송·설치·폐기까지 포함한 환경 영향을 수치로 입증하지는 않는다. 과정의 차이를 확인하는 비교와 성능을 평가하는 검증은 나누어 남겨야 한다.
스트라이에이티드는 종이를 가공해 층과 부피로 만드는 작업에 초점을 둔다. 작가의 다른 대형 설치를 함께 읽으면 하나의 덩어리를 성형하는 일과 여러 묶음으로 공간의 선을 만드는 일이 구별된다. 이번 전시의 범위, 제작 공정, 구조·환경 성능의 미확인 항목을 나누면 재료의 이름보다 구체적인 차이가 남는다.
ARCH.B 의견
종이라는 익숙한 재료의 반전은 단지 큰 크기를 얻었다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무엇을 한 단위로 묶고 어느 가장자리를 드러냈는지가 형태를 만든다. 재 코의 작업을 참고하는 관점도 자연을 닮았다는 수사보다 종이의 층과 밀도, 색이 만들어지는 순서에 둘 수 있다. 그 순서를 알면 서로 비슷해 보이는 곡선도 다른 제작 행위의 결과로 읽힌다.
전시 소개의 역할은 작가의 모든 성취를 한 공간에 모았다고 확대하는 일이 아니다. 현재 선별된 작품이 어떤 시기의 어떤 변화를 보여주는지 설명하고, 다른 작업과의 비교는 그 바깥의 문맥으로 구별하는 편이 정확하다. 재료의 가공을 따라가는 설명과 출품 범위의 구분이 함께 있을 때 독자는 실제 전시에 기대할 것과 작가 전체 작업에서 더 찾아볼 것을 나눌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