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티아나 빌바오, 흙을 다져 세운 기둥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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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4일 · 5분 분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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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보는 핵심요약

아트 오미의 빌린 땅은 근처에서 구한 흙을 모래·석회와 섞어 다진 설치다. 네 기둥과 낮은 벤치에 같은 십자형 단위를 쓰고, 날씨에 따른 침식을 작품의 시간으로 받아들였다. 만드는 과정에서 정한 형태와 완성 뒤의 변화를 함께 읽는다.

  • 현지 흙을 섞어 목재 거푸집 안에서 층별로 다져 설치했다.
  • 반복하는 십자형 단위를 네 기둥과 중앙의 낮은 벤치에 적용했다.
  • 약 2년이라는 큐레이터의 예상은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관찰 과제로 제시됐다.
타티아나 빌바오, 흙을 다져 세운 기둥이 다시 땅으로 돌아가게 하다
이미지 제공: Dezeen · 원출처 기사

뉴욕주 젠트의 아트 오미 조각·건축 공원에 흙으로 만든 기둥들이 섰다. 멕시코의 타티아나 빌바오 에스투디오가 위촉받아 제작한 빌린 땅(Borrowed Earth)이다. 높은 십자형 기둥 네 개가 낮은 십자형 벤치를 둘러싼다. 기둥의 표면에는 흙을 다진 층이 가로로 남고, 관람자는 그 사이에 들어가거나 낮은 형태에 앉을 수 있다.

이 설치는 완성 순간의 윤곽을 계속 보존하는 대신 계절과 날씨가 바꿔 놓는 모습을 받아들인다. 주변에서 구한 흙을 세워 공간을 만들고 다시 땅에 섞여 들어가게 한다는 생각이다. 형태를 정밀하게 만드는 결정과 그 형태가 변할 여지를 남기는 결정은 어떻게 한 작업에 들어갔을까.

이미지보다 먼저 정해진 재료의 조건

디진의 취재에서 아트 오미의 건축 큐레이터 줄리아 판 덴 하우트는 초기 논의부터 기둥이 십자형이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다짐흙을 실제로 어떻게 쌓고 세울지 논의하면서 구조적인 판단이 형태에 영향을 줬다. 반복해서 사용할 수 있는 기본 단위를 찾는 과정에서 현재의 십자형 기둥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같은 기본형은 서로 다른 높이에서 다른 일을 한다. 주변의 기둥들은 서 있는 요소로 공간의 사이를 만들고, 가운데의 낮은 형태는 앉는 자리가 된다. 재료를 선택한 뒤 원하는 외관만 씌운 작업으로 보기보다, 만들 수 있는 단위가 배치와 사용을 함께 이끈 사례로 볼 수 있다. 큐레이터는 이 형식이 고전적인 모더니즘의 형태와도 연결됐다고 말했다.

가까운 곳의 흙을 현장에서 층으로 쌓다

설치에 쓴 흙은 허드슨밸리 지역에서 조달했다. 큐레이터는 아트 오미와 가까운 공사 현장에서 흙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제작팀은 여기에 모래와 석회를 섞고, 목재 거푸집 안에 혼합물을 넣어 층마다 다져 형태를 만들었다. 재료를 한꺼번에 부어 매끈한 덩어리로 굳힌 방식과 달리 반복한 다짐의 단위가 표면의 층으로 읽힌다.

빌바오의 스튜디오와 아트 오미 팀은 현장에서 함께 시공했고, 멕시코의 다짐흙 자문가가 과정을 도왔다. 공식 제작진에는 라이즈 아르키텍투라의 카렌 풀랭이 자문가로 명시돼 있다. 지역의 흙을 쓴다는 선택 옆에 그 재료를 다룰 전문 지식과 현장 협업이 놓인 셈이다. 공개 자료는 흙·모래·석회라는 구성과 다지는 과정을 밝히지만 정확한 배합 비율은 제시하지 않는다.

가상의 다짐흙 덩어리의 가로 층과 부스러져 지면에 쌓인 모서리를 표현한 그림
층별로 다진 형태와 느슨한 흙의 관계를 설명하는 독립 개념 삽화입니다. 실제 Borrowed Earth 설치 사진·단면도·배합이나 침식 실험 결과가 아닙니다.ARCH.B · AI 제작 개념 이미지

두 해라는 예상과 날씨가 정할 시간

판 덴 하우트는 설치가 약 2년에 걸쳐 무너지고 돌아가는 과정을 예상하면서도 정확히 얼마나 지속될지 단정하지 않았다. 외부의 날씨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는 표면을 만지면 부스러지고 침식이 일어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의 촉감에 대한 큐레이터의 관찰과 앞으로의 변화에 대한 예상이 함께 들어 있는 말이다.

따라서 두 해를 보증된 수명이나 완전히 분해되는 기한으로 읽으면 작업의 성격이 바뀐다. 공식 소개가 제안하는 것은 기둥이 계절을 거치며 주변의 땅으로 되섞이는 과정이다. 어느 모서리부터 흐려지는지, 표면의 층이 어떻게 남는지, 떨어진 재료가 기둥 아래에 어떤 흔적을 만드는지가 시간이 지나며 달라질 관찰 대상이 된다.

보존할 물체에서 함께 머무는 장소로

작품의 구성에는 재료의 변화뿐 아니라 사람의 몸이 들어갈 자리도 있다. 네 기둥 사이의 빈 공간과 가운데의 낮은 벤치는 흙 덩어리를 멀리서 보는 일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 아트 오미는 이 위촉 작업의 기획에서 일시성, 참여, 시간에 의한 조용한 변화를 함께 강조한다.

작품에 쓰인 흙이 어디에서 왔고 누가 어떤 방식으로 다졌는지를 알고 보면 층과 모서리도 다르게 보인다. 표면의 작은 차이는 완성도를 흐리는 장식적 잡음이기보다 만드는 과정이 남은 부분이다. 이후 그 부분이 날씨에 반응하면 제작의 시간과 전시의 시간이 같은 표면에 겹치게 된다.

빌린 땅은 재료를 운반하고 섞고 다지는 일에서 출발해, 반복 가능한 기둥과 앉는 자리를 만들었다. 그다음의 변화는 외부 환경에 열어 뒀다. 제작팀이 정한 기본형과 날씨가 정할 지속 시간이 한 설치 안에 놓인다.

ARCH.B 의견

이 작업의 구체적인 힘은 사라짐을 이야기하면서도 처음 만드는 일을 느슨하게 다루지 않은 데 있다. 거푸집에 층을 쌓는 공정과 반복 단위의 선택이 먼저 있었고, 같은 형태를 기둥과 벤치로 나눠 사람이 머무는 구조를 만들었다. 무엇을 세울 수 있는지 충분히 논의했기에 이후의 침식도 공간의 변화로 읽을 수 있다.

임시 설치를 볼 때는 완성 사진과 해체 사진 사이의 시간도 생각하게 된다. 이곳에서는 해체 일정을 정해 한 번에 치우는 대신 재료의 변화가 계속 드러나도록 의도했다. 다음에 같은 자리를 본다면 남아 있는 높이만 재기보다, 층과 모서리와 앉는 자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이어 볼 수 있다. 그 변화가 이 작업에서 건축과 땅의 관계를 가장 구체적으로 보여줄 것이다.

출처와 참고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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