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 General Francisco Ramírez 22에 위치한 카사 오르테가의 정원과 열린 베란다에 가구와 가방, 다양한 공예 기물들이 자리를 잡았다. 디자인 위크 멕시코의 주요 기획인 ‘Creative Immersions México–Francia’ 전시다. 파리와 멕시코시티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2×1은 정원 곳곳에 재생 플라스틱 좌대와 금속 구조물, 천 차양을 조합한 전시 체계를 설계했다. Dezeen은 이 구조가 정원의 지형과 식생 사이에서 작품들을 안착시키는 역할을 맡았다고 10월 14일 전했다.
공식 프로그램 기록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프랑스 디자이너들이 멕시코 여러 지역의 장인과 공방, 지역 공동체와 긴밀하게 호흡을 맞춘 3년간의 교류 결과를 집약한 자리다. 주최 측은 디자인 위크 멕시코를 비롯해 México Territorio Creativo, 주멕시코 프랑스대사관이 이끌었으며 여러 문화기관이 협력 파트너로 참여했다. 완성된 물품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단순 운송해 진열하는 기존의 국가 간 순회전과 달리, 현장의 작업 환경에서 기술과 재료를 직접 나누며 공동으로 형태를 빚어낸 시간에 주목했다.
카사 오르테가의 정원과 열린 베란다는 백색 벽으로 둘러싼 실내 전시장과 다른 배경이다. 수목과 지형 사이에 작품을 놓아야 하므로 전시 구조는 물건을 받치는 역할과 흩어진 장소를 묶는 역할을 함께 맡는다. 같은 붉은색 좌대와 금속 골조, 천 차양이 그 관계를 만든다.
다층 포장재 폐기물을 정밀 가공한 붉은색 보드
스튜디오 2×1은 전시 체계의 중심을 잡기 위해 멕시코 소재 기업인 New Fibers와 손을 잡고 짙은 붉은색 Polyroca 좌대를 제작했다. Dezeen의 보도와 원문 설명에 따르면 이 자재는 산업 공정 과정에서 배출되는 다층 종이 포장재 폐기물을 회수해 재활용한 플라스틱 패널이다. 정원의 흙길과 식물 사이, 그리고 반외부 성격을 지닌 열린 베란다에 걸쳐 배치된 이 붉은 받침대들은 각기 다른 성격의 공예품들을 시각적으로 지탱하는 공통의 기반으로 기능한다.
제조사인 New Fibers의 공식 안내를 살펴보면 Polyroca는 재활용 LDPE를 주요 원료로 삼아 생산된다. 공정은 회수된 포장재 폐기물을 세척하고 분쇄해 펄프 등 종이 성분을 분리해 내는 일부터 시작된다. 이후 잔여 플라스틱 원료를 과립화 단계로 가공한 뒤, 일정한 열과 강한 압력을 가해 단단한 보드 형태로 압출 및 성형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패널은 목재나 금속을 다루는 일반 절삭 도구는 물론 정밀한 CNC 장비로도 가공할 수 있어 전시용 가설 구조물이나 다양한 시설물에 적용된다.
제조사 공정은 포장재의 분리·세척과 분쇄, 과립화, 열과 압력을 이용한 보드 성형을 거친다. 재생 판재가 정원에서 쓰였다는 사실과 전시가 끝난 뒤에도 같은 판을 다시 쓴다는 사실은 다르다. 이번 기사에서 확인한 것은 전시를 지지한 재료와 가공 경로다.
유리와 석재, 마야 식물 섬유가 엮인 협업과 관람 조건
공식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작업들 중 마탈리 크라세와 and Jacob의 협업은 석재와 유리의 제작 공정을 넘나드는 기물 연구를 보여준다. 주름진 표면 질감을 지닌 대리석 용기에서부터 색채와 빛의 투과를 탐구한 입으로 불어 만든 유리 작업에 이르기까지, 협업진은 도면 설계와 재료의 성질, 그리고 장인의 손 움직임을 끊임없이 왕복하며 형태를 다듬었다. 석재의 단단한 물성과 유리의 유연한 제작 특성이 두 문화권의 관점을 거치며 하나의 완결된 기물군으로 도출된 셈이다.
또 다른 협업인 파니 세루아르의 연구는 멕시코 유카탄 지역 마야 공동체가 보존해 온 헤네켄 식물 섬유와 그에 얽힌 전통 지식에서 출발했다. 이 작업은 오랜 시간 전승된 섬유 가공 방식과 매듭 기술을 가죽이라는 이질적인 재료와 결합하는 실험으로 이어졌다. 지역 고유의 식생에서 채취한 천연 섬유가 현대적인 디자인 해석과 만나 새로운 질감의 가방과 기물로 전환되는 과정을 통해, 공예 교류가 단순한 형태적 차용을 넘어 현지 재료의 물성을 깊이 이해하는 작업임을 드러낸다.
공식 관람 기간은 10월 6일부터 25일까지였다. 10월 5일 개막 행사와 12~25일의 유료 관람 기간은 별도로 안내됐다. 전시는 종료됐으며 현재의 입장 가능 시간을 알리는 일정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남아 있는 프로그램 기록은 여러 지역의 협업을 정원에서 함께 보여준 구성을 이해할 자료다.
재생 원료와 재사용 좌대는 다른 단계다
Polyroca는 과거 포장재를 새 판으로 만드는 재료의 순환이고, 완성한 좌대를 다른 전시에 다시 쓰는 일은 물건의 순환이다. 같은 친환경이라는 말로 묶기 쉽지만 전자는 원료와 제조 기록으로, 후자는 회수와 재설치 기록으로 확인할 항목이다. 재활용할 수 있는 보드라는 설명이 이번 좌대의 회수 완료를 뜻하지는 않는다.
색의 통일과 재료의 통일도 따로 읽을 수 있다. 붉은 좌대는 정원 안에서 흩어진 전시물의 위치를 시각적으로 묶는다. New Fibers의 보드 사양은 다시 두께와 가공 가능성 같은 제작 조건을 알려준다. 이 두 역할을 구별하면 순환이라는 주제와 관람 동선을 함께 설명하면서도 환경 성과를 미리 확정하지 않을 수 있다.
2×1의 좌대는 서로 다른 재료의 출품작에 공통의 바탕을 제공했다. 공예품의 제작과 이를 받치는 임시 구조물의 제작을 한 장소에서 함께 볼 수 있다. 다만 차양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작품 보존 환경이 보장되거나, 가벼운 골조라는 이유만으로 정원에 흔적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ARCH.B 의견
출품작마다 다른 재료와 제작 배경을 갖는 전시에서 공통 좌대는 비교의 바탕이 된다. 모든 작품을 같은 높이와 인상으로 만들기보다 같은 색과 재료를 되풀이해 정원의 여러 장소를 잇는 방식이다. 그 바탕 자체에도 원료의 이력이 있다는 점이 공예와 산업 재료를 함께 보게 한다.
다음 전시가 참고할 부분은 재생 보드를 사용했다는 명칭만이 아니다. 판을 어떤 크기로 잘라 어떤 결합으로 세우고, 이후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부품으로 남겼는지가 중요하다. 이번 기록은 재료의 출처를 보여주며, 완성 좌대의 다음 이동은 별도의 운영 기록으로 남길 질문이다.



